높아진 문턱에도…韓 게임사, 기회의 땅 중국에 도전

입력 2025-02-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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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들고 중국 시장 문 두드리는 넥슨·엔씨·시프트업·위메이드 등 국내 게임사
"게임사, 돌파구 필요한 상황…中 시장 녹록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8년 만에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게임 시장인 데다 게임이 흥행할 경우 수년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기구인 ‘중국아태협력중심’이 내달 한국에 문화사절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아태협력중심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한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열리는 APEC 회의를 앞두고 양국 간 교류 증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한한령이 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2017년 한한령을 내린 지 8년 만이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판호(서비스 허가권) 발급이 중단되며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판호를 발급받아야 하지만 중국에서는 한한령 이후 소수의 한국 게임에만 판호를 발급하는데 그쳤다.

실제 한한령 이전인 2014~2016년에는 총 48종의 게임이 판호를 획득했지만, 시행 첫해 1건, 2018~2019년 0건, 2020~2021년 3건에 그쳤다. 최근에는 중국 게임시장이 급격하게 둔화하자 판호 발급량을 대폭 놀려 지난해 11건까지 증가했다.

한국 게임 수출액의 40%까지 차지했던 중국의 수출 비중은 감소했으나 국내 게임업체들에 중국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중국은 한국 게임산업 수출액 89억8175만달러(약12조 9615억 원) 중 30.1%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등은 모두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 국내 대형 게임사의 대형 신작이 줄줄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와 시프트업은 상반기에 각각 '블레이드앤소울2'와 '승리의 여신: 니케'를 중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며 위메이드는 3분기 '미르M'을,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카잔'을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과거 한국보다 뒤처졌던 중국 게임사들이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한국 게임사들의 진출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침체한 국내 게임사들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중국 게임 시장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언젠가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였다"며 "한국에서 인기가 시들해진 게임은 중국에 가서도 흥행할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가 있는데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여전히 충분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중소 게임사들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 완전 공개 이후 수익 모델이 위축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시장은 중소 게임사들에 굉장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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