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계약 종료, 또 종료…엔터 업계, 왜 몸집 줄이나 했더니 [이슈크래커]

입력 2025-02-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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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블랙핑크(BLACK PINK)가 지난해 8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본 핑크 인 시네마스(BORN PINK IN CINEMAS)' 핑크 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그룹 블랙핑크(BLACK PINK)가 지난해 8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본 핑크 인 시네마스(BORN PINK IN CINEMAS)' 핑크 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야심 차게 선보이는 신인부터 누구나 인정하는 톱 아티스트들의 컴백까지. 올해 가요계에 복이 터졌습니다.

앞서 JYP엔터테인먼트(JYP엔터), SM엔터테인먼트(SM엔터)는 각각 보이그룹 킥플립과 걸그룹 하츠투하츠를 선보였습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도 깜짝 공개한 걸그룹 키키의 프로모션에 힘을 쏟고 있고요. '밴드 명가' FNC엔터테인먼트(FNC엔터)도 신인 밴드 에이엠피를 올해 론칭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상승세를 보인 그룹들의 활동도 이어집니다. 세븐틴 유닛 부석순에 이어 멤버 호시, 우지로 구성된 새 유닛이 데뷔를 앞두고 있습니다. 스트레이 키즈는 다음 달부터 전 세계 32개 지역 48회에 걸쳐 월드투어 '도미네이트'(dominATE)를 전개하고요. 르세라핌은 다음 달 새 미니앨범 '핫'(HOT)을 발매합니다.

여기에 YG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에서는 각각 간판 그룹인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BTS)이 완전체로 뭉칩니다. 지드래곤의 솔로 활동도 빼놓을 수 없죠. 지드래곤은 '위버맨쉬'으로 화려한 컴백 신고식을 치른 데 이어 월드투어에 나서면서 글로벌 팬들을 만납니다. 이에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분주한 한 해를 보낼 예정이죠.

그런데 눈에 띄는 소식이 또 하나 전해졌습니다. 국내 굴지의 가요 기획사들이 몸집을 줄이는 데도 열중했다는 건데요. 하나같이 '선택과 집중'을 택한 모습입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YG 이어 SM도…"배우 매니지먼트 정리합니다"

YG엔터는 지난달 17일 공식 입장을 내고 배우 매니지먼트 업무를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YG엔터에 소속된 배우는 배우 김희애부터 차승원, 유인나, 유승호, 이성경, 장기용, 수현, 이수혁, 경수진, 한승연, 손나은, 서정연, 진경, 갈소원, 이호정, 주우재 등이었는데요. 경력이 수십 년 된 톱배우부터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배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죠.

이들은 계약 기간에 따라 차례로 소속사를 떠날 예정입니다. 최근 장기용이 UAA(United Artist Agency)에 둥지를 틀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죠. 당분간 전속계약 종료와 체결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겠네요.

YG엔터의 결정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게 중론입니다. YG엔터는 본업인 '음악' 산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꾸준히 재편해 왔습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들을 매각하거나 청산, 합병하면서 지속적으로 단장을 해왔죠.

2023년에는 드라마 '철인왕후', '조선구마사' 등을 제작한 방송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플렉스 지분 매각을 결정, 지난해 7월 보유 지분 59.5%를 이엔캐스트 지분 11.72%와 교환하는 주식매매 거래를 진행했습니다.

스튜디오플렉스는 2017년 YG엔터의 간판 아티스트 빅뱅 멤버들의 입대와 맞물려 설립됐습니다. 그해 2월 전 멤버 탑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2018년 지드래곤, 태양, 대성 등이 순차적으로 입대한 바 있는데요. 간판 아티스트의 부재 속 사업 외연을 넓히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죠. 그러나 스튜디오플렉스는 2018년을 제외하면 순이익을 낸 적이 없습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순손실은 64억 원가량입니다.

YG엔터는 지난해 8월에는 산하 댄스 매니지먼트·아카데미 사업 레이블 YGX 청산에 나섰습니다. YGX는 소속 댄서 리정, 여진, 예리, 이삭, 지효 등이 2021년 선풍적인 인기를 끈 Mnet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끌어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레이블인데요. YG엔터는 지난해 3월 회사 내부에 글로벌트레이닝센터를 설립해 YGX의 역량을 내부로 흡수했다고 전했죠.

YG엔터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은 SM엔터는 2023년 'SM 3.0' 경영 전략 발표 당시 '선택과 집중'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본업과는 상관없는 비주력 사업,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투자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거죠.

SM엔터의 자회사 중 키이스트, SM C&C가 유력한 매각 대상에 올랐는데요. 그러나 이후 2년여간 SM엔터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리 소식이 전해진 건 올해가 돼서였죠.

SM엔터는 이달 17일 공시에서 키이스트 매각을 위해 청담인베스트먼트와 케이엔티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키이스트는 배우 매니지먼트로 김서형, 강한나, 한선화 등이 소속돼 있는데요. SM엔터는 "(키이스트 최대 주주인) 자회사 에스엠스튜디오스가 우선협상대상자와 주요 계약조건 등에 관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죠.

SM엔터는 자회사들에 퍼져 있는 키이스트 지분 33.71%를 모두 매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SM스튜디오스가 최대주주로서 28.38%를, 일본법인 SM엔터테인먼트 재팬이 5.33%를 각각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하이브, 본업 능력치 입증…"지난해 공연 매출 역대 최대"

이 같은 사업 구조 재편의 목적은 단순합니다. 본업인 음악 산업에 주력하겠다는 거죠. 실로 YG엔터는 10명 내외였던 내부 프로듀서진은 50명 선으로 확대해 제작 시스템을 강화했고요. SM엔터는 SM 3.0 전략 발표 이후 센터제를 도입, 소속 아티스트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JYP엔터는 문어발식 확장이 아닌, 기존 가수들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배우 매니지먼트는 2019년부터 정리했고, 신사업 확장이나 인수합병(M&A) 추진에도 특별히 힘을 싣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8월 독립 법인 자회사 이닛엔터테인먼트 설립 역시 트로트나 발라드, 알앤비(R&B) 등 음악 장르 폭을 넓히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하이브는 간판 그룹 BTS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다수의 유명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습니다. 세븐틴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여자친구가 있던 쏘스뮤직, 가수 지코가 설립한 KOZ엔터테인먼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손을 뻗었죠. 팝스타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있는 이타카 홀딩스도 하이브 회사입니다. 이렇게 인수하거나 새롭게 설립한 회사를 통해 새 아티스트들도 지속적으로 론칭했습니다.

25일 하이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 2조2545억 원, 영업이익 1848억 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7.5% 감소한 수치죠.

영업이익의 부진은 아티스트별 매출 비중 변화, 초기 인프라 투자에 수반되는 비용 등 영향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BTS 군백기, 다수의 신인 그룹 데뷔로 인한 매출 비중 변화가 영향을 미쳤고요. 지난해 미국에서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를 론칭한 데다가 하이브 라틴아메리카가 설립되는 등 초기 인력 및 인프라 투자 비용도 이익률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다만 본업 경쟁력은 입증한 셈입니다. 하이브의 지난해 공연사업 매출은 45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가량 증가했는데요. 특히 지난해 4분기 공연 매출은 18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죠.

지난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은 147회 콘서트와 25회의 팬미팅을 진행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공연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월드투어가 이어지는 만큼 공연 관련 머천다이즈(MD) 판매도 많이 증가했죠.

이에 힘입어 하이브는 창사 이해 최고치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2년 연속 연 매출 2조 원 돌파라는 기록도 썼죠. 소속 가수들의 음반 및 음원 성적, 공연, MD 부문, 즉 본업의 성장세가 매서웠던 덕분입니다.

▲지드래곤 월드투어 포스터. (사진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지드래곤 월드투어 포스터. (사진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한한령 해제 기대감 '반신반의'…엔터주도 들썩

신선한 매력으로 중무장한 신규 IP부터 가요계 '왕'으로 불리는 핵심 IP까지 잇달아 가요계에 등장하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기획사들도 배우 매니지먼트를 정리하면서 본업에 더욱 열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거죠. 올해 가요계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새 무대가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언급되면서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6년 중국 정부는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한한령을 시행했습니다. 자국에서 한국의 콘텐츠를 금지해버린 건데요. 중국이 한한령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제작한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콘텐츠와 화장품 등은 사실상 수출길이 막혔죠. K팝 가수들의 중국 공연도 '올스톱' 됐습니다.

중국은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특히 K팝 산업에서 중국의 비중은 상당한데요. 한한령이 암묵적으로 시행되는 상황 속에서도 중국은 전체 K팝 앨범 수출 물량 20%가량을 차지합니다. 5만 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도 수십 개에 달해 월드투어를 돌리기도(?) 안성맞춤이죠.

최근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언급된 건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국에 방문하면서입니다. 우 의장은 7일 중국을 국빈방문했는데요.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차례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양국 간 교류를 증진하기 위한 차원이었습니다.

이때 우 의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한류 콘텐츠의 중국 내 공식적 판매 및 유입에 대한 현재의 직간접적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간 교류에 있어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라면서 "이로 인해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한중 문화 교류가 더 잘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이들의 대화는 중국 외교부의 공식 뉴스 채널을 통해 그대로 송출됐고요. 중국 현지 및 국내 미디어들도 발 빠르게 해당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후 주중한국대사관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음 달 중으로 중국 정부 산하의 APEC 문화 교류 관련 조직이 한국에 문화사절단을 파견한다는 내용을 확인했다"며 "사절단은 현재 국내의 민간 문화 조직을 방문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해 분위기를 끌어 올렸죠.

기대감은 곧바로 주가에 반영됐습니다. 엔터주들은 올해 들어 우상향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27일에도 YG엔터는 전 거래일 대비 4.57% 상승한 6만1800원에, 하이브는 3.75% 오른 26만2500원 등 4대 기획사 주가 모두 상승 마감했습니다.

다만 한한령 해제 기대감은 매년 제기된 바 있어 과도한 기대는 섣부르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들 역시 한한령 해제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거론되지만, 중국 정책은 일단 불확실성이 크다는 걸 상기해야 한다는 건데요.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100% 신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한한령 해제 가능성은 가장 큰 시기라고 판단된다"며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한한령 해제의 최대 수혜 섹터"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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