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아파트값 침체의 골이 깊다. 서울은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영향으로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전국 기준으로도 낙폭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세종시는 소폭 낙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전국 기준으로 하락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과 ‘국회 세종 이전’ 이슈 등 정책 영향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 중인 세종 아파트 시장 특성상 얼마든지 상승 반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 중 세종시는 –0.13%로 집계됐다. 이는 제주(-0.21%)와 충남(-0.14%)에 이어 전국 아파트값 하락률 3위에 해당한다. 이 기간 서울은 0.14% 올랐고, 전국 평균 변동률도 –0.03%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4배 이상 더 떨어진 셈이다.
실거래 시장에선 신고가 대비 절반 수준의 거래도 지속 중이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고운동 ‘가락마을 20단지 호반베르디움 5차’ 전용 84㎡형은 지난달 5일 4억3000만 원에 팔렸다. 이는 2021년 5월 신고가 7억 원보다 2억7000만 원 낮은 수준이다.
또 대평동 ‘해들6단지 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 99㎡형은 2021년 5월 14억 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에는 절반 수준인 7억 원에 거래됐다. 도담동 ‘도램14단지 한림풀에버’ 99㎡형 역시 2020년 10월 12억6000만 원에서 1월 7억6000만 원에 팔려 40% 이상 하락한 가격에 실거래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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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과거 아파트 급등장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가 최근 하락장에서 급락 중이다. 2020년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세종시 국회 이전과 정부 부처 이전 마무리 등 행정수도 완성론 이슈가 부각되면서 아파트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바 있다.
최근에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확산하자 대통령실 세종 이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당 중진급 인사를 중심으로 대통령 집무실 전체를 세종에 건립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앞선 대선 당시 민주당은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추진,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조속 추진, 공공기관 세종시 이전과 법원 설치 단계적 추진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종시 아파트값은 앞선 수년간 급등한 뒤 최근 급락세를 보이지만, 정책 이슈에 따라 얼마든지 과거 급등장이 재현될 수 있다”며 “가격 변동 폭이 큰 만큼 실수요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려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