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PB 확대 박차…서비스 차별화도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PB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부(富)를 축적한 700만 명이 넘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는 증여ㆍ상속ㆍ신탁 등 자산관리(WM) 서비스 대중화 물결을 일으켰다.
특히 1차보다 많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 954만 명)의 은퇴는 PB 수요를 더 자극하고 있다. 금융권은 WM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PB는 현재 약 696명이다. 1995년 하나은행이 국내에 처음 PB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30년간 약 60배(4대 은행 기준) 증가했다. 금융권 패러다임이 ‘상품 판매 중심’에서 ‘고객 맞춤형 컨설팅’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시에 PB가 ‘삶의 동반자’로 스며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PB 영역은 무한 확장 중이다. PB의 시초는 유럽 왕가나 귀족의 부를 관리하는 재산관리인이다. 과거 국내 PB 역할도 부유층의 '금융 집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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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PB는 투자뿐만 아니라 부동산, 세무, 상속, 법률 자문까지 아우르는 종합 금융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수익률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와 재무적 목표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금융 주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이프케어 등 비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삶'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이다.
금융권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PB 조직을 세분화하고 초개인화된 금융 솔루션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이자이익 부문을 강화해야하는 금융회사의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PB 시장의 성장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금융권의 핵심 전략과 맞닿아 있다”며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과 고객들의 고도화된 자산관리 니즈가 맞물리면서 PB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 시장은 확실한 성장동력”이라며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은행 업무는 비대면 비중이 커지고, 종국에는 전 (은행) 영업점의 PB화 방향으로 흘러 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