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에 어지러움까지…‘메니에르병’ 평생 관리해야 [e건강~쏙]

입력 2025-03-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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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주사·수술 치료 고려…저염식과 스트레스 관리 필수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메니에르병(Ménière’s disease)은 어지럼증, 이명, 청력 저하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이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완치가 어려워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생활 습관을 꾸준히 개선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2010년 7만6259명에서 2021년 17만4536명으로 10년간 약 10만 명 증가했다.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더 많고, 40~50대에서 잘 발생하며, 여성에게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됐다.

학계는 내림프액의 과도한 축적이 메니에르병의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한다. 내이(달팽이관) 내부에 존재하는 내림프액이 과도하게 축적되고 압력이 증가해 청각과 평형을 담당하는 구조가 손상되면서 증상이 발생한단 것이다. 이밖에 혈관 문제 및 자율신경 이상, 면역 이상 및 바이러스 감염, 유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메니에르병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회전성 어지럼증을 경험한다. 어지럼증 발작은 20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 지속되며 반복적으로 찾아온다. 또한 환자들은 한쪽 귀에서 감각신경성 난청이 확인되며, 귀에서 ‘삐’ 소리가 들리며 울리는 이명 증상, 귀가 꽉 찬 느낌이 드는 ‘귀 충만감’도 발생한다. 진단 시에는 이런 증상이 뇌질환이나 다른 질병에 의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메니에르병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내이의 체액 균형을 조절하기 위해 이뇨제를 사용하면 내림프의 압력을 낮춰 어지럼이 완화될 수 있다. 또한 어지러움이 심할 경우 어지럼 완화제나 전정 억제제를 사용하여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내이의 염증을 완화하고 청력을 보호하기 위해 스테로이드가 처방되기도 한다.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짜게 먹는 습관은 체내 수분을 증가시켜 내이의 압력을 높일 수 있어 저염식이 권장된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신경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섭취를 피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된다.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만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주사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중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해 내이의 염증을 줄이고 청력을 보호하는 방법이 있다. 환자에 따라 항생제의 일종인 겐타마이신을 주입해 전정 기능을 억제하는 치료도 시행될 수 있다. 다만 겐타마이신은 전정기관의 기능을 감소시켜 어지럼증을 완화하는 대신 균형 감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모든 치료에도 어지럼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내이의 압력을 조절하기 위해 ‘내림프낭 감압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전정 신경을 절단해 어지럼증을 완전히 차단하는 ‘전정 신경 절제술’도 고려된다. 달팽이관을 제거하는 수술도 있지만, 청력을 완전히 잃게 되므로 모든 치료 방법이 효과가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된다.

정재호 한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메니에르병이 오래 지속되면 청력이 점점 나빠질 수 있어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단기간에 치료가 끝나는 질환이 아니어서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환자마다 증상의 양상과 정도가 달라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의사와 상의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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