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힘입어 ‘연임’ 무게
대외적 불확실성에…변화보단 ‘안정’ 택해
변화 모색한 일부 증권사는 수장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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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실적이 좋았던 증권사를 중심으로 ‘연임’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다. 수장 교체는 변화가 필요한 일부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아직 거취가 확정되지 않은 증권사 CEO는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 △전우종·정준호 SK증권 각자대표 등이다.
이외 대다수 증권사는 수장들의 연임을 확정 짓는 분위기다. 지난해 ‘1조 클럽’에 든 증권사가 5개(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나 나올 만큼 증권가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자연스레 연임 분위기가 형성됐다.
실제 ‘1조 클럽’에 든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말부터 이어온 김미섭, 허선호 각자 대표이사(부회장) 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두 부회장을 각각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연임은 27일 정기주총에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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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일반적으로 한국금융그룹의 지주사 및 계열사 인사는 연말에 한꺼번에 나는 경향이 있으나, 지난해 별다른 발표가 없었다는 점에서도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박봉권·이석기 각자대표 체제인 교보증권도 지난달 20일 이사회에서 이 대표의 세 번째 연임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교보증권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5.6% 증가한 1163억 원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연임 여부는 25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세 번째 연임을 확정한 상태다.
한화투자증권도 한두희 대표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지난달 4일 열린 제1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한 대표를 최고경영자(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추천안은 위원 3명 전원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19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한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의결되면 연임이 확정된다.
이외 유진그룹 오너 2세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부회장)와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등도 실적 호조에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실적은 곧 수장의 역량과 직결돼 평가되는 경향이 크다”며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낸 곳들이 많고, 올해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산적하다 보니 연임을 통해 안정성을 택한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연말에도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와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의 올해 연임이 확정됐다.
수장 교체가 확정된 곳은 현재 다올투자증권뿐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다올투자증권이 투자은행(IB) 전문가로 손꼽히는 임 대표의 역량에 기대를 건 것이다.
기존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 선임 안건은 21일 정기 주총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한양증권도 자연스럽게 대표 변경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한편, 지난해 비교적 실적이 부진했던 SK증권은 수장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K증권은 109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