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게임업계에서 프로젝트 유출과 저작권 관련 소송이 잇따르며 기업 간 지식재산권(IP)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생 게임사 디나미스원 관계자들이 넥슨게임즈의 미공개 프로젝트를 유출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24일 서울 서초구 소재의 디나미스원 사옥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박병림 디나미스원 대표를 비롯한 주요 직원들이 넥슨게임즈 퇴사 과정에서 미공개 신작 게임의 개발 자료를 무단 반출한 것으로 보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 당국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유출된 데이터를 실제 게임 개발에 활용하려 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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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미스원은 넥슨게임즈의 인기 게임 '블루 아카이브' PD를 맡았던 박 대표가 시나리오 디렉터, 아트 디렉터 등 핵심 개발진과 함께 퇴사하며 작년에 창업한 신생 게임사다.
디나미스원은 창업 직후 공개한 ‘프로젝트 KV’가 블루아카이브와 흡사해 표절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이에 디나미스원은 게임 정보를 공개한 지 8일 만에 사과문과 함께 프로젝트 KV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넥슨게임즈 측은 “내부 조사 과정에서 디나미스원의 일부 인사들이 퇴사 전부터 장기간 계획 하에 개발에 참여 중이던 비공개 신규 프로젝트 ‘MX 블레이드’의 핵심 정보를 무단 유출하고 신설 법인 게임 개발에 활용하기로 모의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번 사건이 상호 신뢰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게임 개발 환경의 근간을 훼손하는 위중한 범죄라고 판단하며 경찰 수사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여 엄중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게임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저작권 및 IP 분쟁의 연장선으로 업계에서는 향후 이와 같은 분쟁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이미 아이언메이스가 자사 프로젝트 'P3'의 소스 코드와 데이터를 유출해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며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3일 '다크 앤 다커'가 넥슨의 저작권을 침해하지는 않았으나, 영업비밀 유출과 관련해 아이언메이스가 85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양사는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리니지2M’을 모방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재판부에서는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엔씨는 항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카카오게임즈의 ‘롬:리멤버 오브 마제스티’가 리니지W을 모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게임사들은 내부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법적 대응을 철저히 준비하는 등 IP 보호에 대한 대응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