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선욱 변호사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사진 보수 한도 감축 상정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달 26일 나란히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네이버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중심으로 AI 기술 선점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경영 체제를 재정비하고, 카카오는 준법경영과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26일 각각 경기도 성남시 그린팩토리,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최수연 대표이사의 연임 안건 등을 주주총회에 부친다. 이 창업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이 창업자가 이사회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에 의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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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업자의 복귀는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 해소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 창업자가 네이버 AI 개발에 힘을 실어주리란 해석이다. 네이버는 세계에서 3번째로 자국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했으나 챗GPT나 딥시크 등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을 쏟아붓는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뒤처지는 상황이다.
이 창업자 복귀 이후 네이버의 투자 및 전략 수립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면서 네이버의 소버린 AI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야후, 구글 등 빅테크를 물리치고 네이버를 국내 검색엔진 시장 선두주자로 올려놓은 이 창업자가 AI 시대에도 AI 주권을 사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의 매출 10조 원 시대를 연 최수연 대표의 연임도 유력시되면서 이 창업자와 최 대표의 투톱 체제가 갖춰지게 된다.
지난해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로 위기를 겪은 카카오는 준법경영 체계 확립에 집중한다.
카카오는 법무법인 세승의 김선욱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김 변호사가 준법 경영을 강화하고 경영 리스크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 확장 논란에 153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120개(지난해 12월 기준)까지 축소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온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김 창업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구속기소 됐으며 100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된 후 불구속 상태에서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차단 의혹 등 카카오 공동체를 둘러싼 각종 악재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카카오가 김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사법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경영 전략에 대한 변화 기조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의지도 드러냈다.
카카오는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이사진 보수 한도를 2년 연속 대폭 감축한다. 카카오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80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처리할 전망이다. 2023년 120억 원이었던 보수 한도는 2024년 80억 원, 2025년 60억 원으로 줄어든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려고 하는 전략적 변화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주주총회를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개최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한다. 그동안 카카오는 본사가 있는 제주 사옥에서만 주주총회를 진행해 왔다. 이번 정관 개정은 주주들의 접근성 개선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카카오는 “주주총회 참여환경을 개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주주총회 소집지를 지점이 있는 경기도 성남시와 그 인접지로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