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인하, 업황 어려운 시기 부담 커"

카드업계가 삼성페이 결제수수료 유료화 전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카드사에 삼성페이 서비스 운영 계약 갱신 시 수수료를 부과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통보했다.
카드업계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삼성페이 결제수수료 유료 전환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페이 서비스는 2015년 도입 이후 결제수수료 없이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이 애플페이 서비스 이용 시 카드사들로부터 결제금액의 일부(최대 0.15% 추정)를 수수료로 받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특히 최근 국내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페이 간편결제 서비스 수수료 정책 수정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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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는 올해 가맹점 결제수수료 인하, 내수 위축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추가적인 비용 부담 발생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가맹점 카드 결제 수수료는 지난달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인하된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다. 신용카드의 경우 연 매출 10억 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은 0.1%포인트(p), 연 매출 10억∼30억 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0.05%p 각각 인하됐다. 연 매출 3억 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0.4%, 매출 3억∼5억 원은 1.00%, 매출 5억∼10억 원은 1.15%, 10억∼30억 원은 1.45%로 낮아졌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 0.1%p씩 내렸다.
연 매출 1000억 원 이하 일반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3년간 동결됐다.
카드사들의 회원 모집, 현금서비스 취급 수수료 등 카드 영업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카드비용은 6조3086억 원으로 2021년 3분기 5조8416억 원 대비 8%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수 경제가 어려운데다 수익원이 계속 줄어들어 카드사들도 힘든 상황”이라며 “최근 불거진 팩토링 채권 연체 건 등으로 안 좋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시기에 수수료 도입은 다소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팩토링은 매출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을 의미한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도 내려간 상황에서 예정에 없던 결제수수료가 더해지면 카드사가 체감하는 수수료 부담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결제수수료의 가맹점, 소비자 전가를 막겠다고 한 것도 카드사들에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연회비 인상이나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결제수수료 부담을 덜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가맹점이나 소비자에 수수료를 전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2023년 애플페이 약관심사 때도 해당 조건을 붙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