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앞둔 K증시…고평가·대차잔고 급증 종목 주의보

입력 2025-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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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 후 1개월 시장 변동성 커
2개월 지나면 완화
PBR·신용잔고 높거나
과거 공매도 집중 종목 주의

▲공매도 이미지 (출처=챗GPT)
▲공매도 이미지 (출처=챗GPT)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에 대한 기대감 커지는 가운데 단기 급등 종목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고평가된 종목과 함께 대차잔고가 높거나 과거에 공매도가 많이 이뤄졌던 종목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주식시장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주가 급락을 이유로 2023년 11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공매도 재개로 한국(K) 증시에서 빠져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재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 유동성이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반면 공매도 세력이 다시 활개를 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공매도 재개 전후 시장 상황을 토대로, 공매도 재개 후 약 1개월간의 시장 변동성 확대 시기를 거친 후 3개월이 지나면 시장이 다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1개월간은 증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3개월 이상의 중기 성과는 양호했다"라며 "공매도 재개가 중장기 시장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1개월 정도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민섭 DS투자증권 연구원도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기 위해 만든 공매도중앙점검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기능한다면 과거처럼 공매도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현재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는 대차잔액 비중이 크지 않아,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주는 마이너스(-)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 재개의 부정적 양향을 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몰릴 종목을 선별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단기간에 공매도가 몰리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가가 고평가된 기업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PBR이 높은 종목의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차익 시현 매물이 출회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돌아봤다.

신용공여잔고, 대차잔고 등 공매도 관련 잔고가 높은 종목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한테 빌린 돈, 대차잔고는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린 수량으로, 이들 잔고가 많을수록 공매도 재개 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신용잔고가 연말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업종은 조선, 원전, 전력기기, 건설기계, 로봇, 방산, 지주, 건강관리, 반도체, IT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의 업종이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종은 신용잔고가 10월 2400억 원에서 연말 5200억 원까지 급증했다"며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만큼 업종 내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됐음에도 신용잔고가 급증한 종목이 공매도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공매도 금지 전에도 공매도가 많이 이뤄졌던 종목도 공매도 세력의 예상 먹잇감으로 지목됐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가 자주 이뤄졌던 종목에 공매도 세력이 다시 붙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거 철강, 화학, 배터리, 유통 등이 업종에 공매도가 활기를 띠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로 인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재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제도의 기준과 요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보완장치를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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