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선명해진 ‘이재명 독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민심이 출렁이고 있다. 한때 치솟던 여권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야권 지지율이 올라가는 모습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3일 발표한 2월 4주차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론’이 ‘정권 연장론’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난달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집권 세력 선호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p))한 결과,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 의견은 55.1%, ‘집권 여당의 정권 연장’ 의견은 39.0%로 집계됐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하면 정권 교체론은 6.1%p 올랐고, 반대로 정권 연장론은 6.3%p 떨어졌다.
중도층으로 좁혀 보면, ‘정권 교체’는 60.6%, ‘정권 연장’은 33.6%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주 조사와 견주면, 정권 교체론은 4.1%p 올랐고, 정권 연장론은 4.7%p 내렸다. 리얼미터는 “충청권·서울·호남, 여성, 70세 이상·20대, 진보층에서 정권 교체론이 주로 결집했다”며 “중도층에서는 정권 교체 의견이 2배 가까이 우세해졌다”고 설명했다.
조기대선을 가정한 양자 대결 조사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를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왔다. 이 대표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가상 대결에선 50.0% 대 31.6%로 이 대표가 18.4%p 앞섰다.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양자 대결에선, 50.3% 대 23.5%,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양자 대결에선 50.0% 대 24.2%,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선 49.7% 대 20.3%로 이 대표가 모든 후보보다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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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한 결과, 윤 대통령 탄핵 ‘찬성’이 59%, ‘반대’가 35%로 나타났다. 중도층만 놓고 보면, 찬성 응답은 70%, 반대 응답은 23%였다.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보면, 이 대표가 35%로 나타났다. 이어 김문수(10%), 한동훈(4%), 홍준표(4%), 오세훈(3%) 순이었다. 이 대표의 경우 31%(1월 3주)→ 31%(1월 4주)→34%(2월 2주)→34%(2월 3주)로 서서히 지지율이 올랐다. 반면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들은 10%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조기대선이 가시화되자 갈 곳 잃은 보수층 표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당 조사에서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자의 34%가 선호하는 장래 정치지도자를 선택하지 못하고 ‘의견 유보’를 선택했다. 중도층 역시 34%가 ‘의견 유보’를 택했다.
이와 관련해,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상황에서 국정 수습에 몰두하는 중이라 여론조사에 입각해서 일할 수는 없다”며 “국정협의체를 통한 현안을 다루거나 국론 분열을 줄어들게 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 저회는 그런 부분을 묵묵히 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6.0%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