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한 달간 해상·공중전 중단, 에너지 인프라 보호
초기 휴전안 이행 여부 통해 러시아 의도 평가해야”
새 연합 창설·방위비 증액 등 유럽 자강론 집중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스타머 총리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비공식 유럽 정상회의에서 ‘공중·해상 교전 중단과 에너지 인프라 보호’를 골자로 한 초기 휴전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육상 교전 중단은 다음 단계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 “초기 휴전안의 이행 여부를 평가하면 러시아의 종전에 대한 진정성과 의도를 평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럽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종전안의 일부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회담이 파행으로 끝나자 유럽이 ‘패싱’ 당하지 않으려는 자체 움직임이 더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비공식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한 캐나다와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와 협력해 종전 계획을 세우고 해당 계획을 미국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광물협정 체결을 촉구한다는 것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경제적 지분을 확보해 평화 정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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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의 중요성에도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후 평화 보장을 위한 ‘의지의 연합’ 창설도 표명됐다. 스타머 총리는 “다수 국가가 우리가 개발 중인 계획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더 많은 유럽 국가의 참여를 촉구했다. 영국은 전날 수출금융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5000기 이상 방공미사일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불협화음에 유럽의 자체 종전안 준비에 속도가 나면서 대서양 동맹의 균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서방이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유럽 안보를 위한 일생에 한 번뿐인 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미국의 역할 없이 사실상 종전 추진이 어려운 만큼 스타머 총리는 “유럽 자체적인 논의는 물론 미국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협상이 중요한데, 유럽에서 누가 대표 협상가로 나설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가 유력하지만,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과시해온 만큼 조율에 핵심 역할을 할 리더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