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근의 우주 속으로] 뉴스페이스 산업화 성공하려면

입력 2025-03-0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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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ㆍ前 한국항공대 교수

검증되지 않은 우주산업 리스크 커
민간주도 개발과 상업화 지향하고
우주항공청이 주도적 추진 나서야

미국은 상업적 뉴스페이스 산업의 성과가 도출되고 글로벌 우주시장이 형성되어 상업우주가 수년간 지속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사)는 위성 및 발사체 제조, 발사서비스, 우주탐사, 광대역 우주인터넷 서비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여 상업우주부문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미국조차도 지난 몇 달 동안 일부 우주 스타트업의 주가가 폭락하고 몇몇의 기업은 파산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예산 검토가 아르테미스를 포함한 주요 정부 프로그램을 위협하고, 벤처자금 조달은 활발하지만 선택적으로 이루어져 일부 스타트업의 자금조달은 어려워지고 있다. 글로벌 뉴스페이스 산업은 단기적 침체 및 긴축과 미래 확장에 대한 지속적 낙관론이 혼재해 있는 상황이다. 우주산업은 아직도 고비용이 들고 수익성이 불확실하며 수요자가 검증되지 않아 위험이 크다.

국내 우주산업의 현실은 어떨까. 2000년대 이후 우주산업의 중요성을 간파한 정부에서도 수차례에 걸쳐 우주산업 육성전략을 수립하였지만 아직도 무늬만의 정부주도 우주산업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상업우주를 지향하는 글로벌 뉴스페이스 산업은 여전히 진화하고 있지만 국내 뉴스페이스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주도 및 정부투자의 올드 스페이스 프레임에서 국내 민간업체는 국가우주개발사업에 용역형태로 구성품 납품이나 체계조립을 위한 인력파견 등에 머물러 기술혁신이나 체계설계 및 통합 역량을 축적하지 못한 한계에 직면했다. 국내 올드 스페이스 산업체의 우주기술 역량 및 전문인력 부족은 뉴스페이스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과 기술혁신에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

그나마 겨우 생존 중인 몇몇의 뉴스페이스 기업은 기술능력과 인력 부재, 제한된 투자 자금,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로 저비용화 등에 한계를 노출하며 국제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국내에는 궤도 내 서비스 및 제조, 우주자원 채굴, 상업 우주정거장 건설 참여 및 달과 화성탐사 등과 같은 웅장한 비즈니스 모델에는 도전하는 스타트업조차도 없다.

국내 발사체서비스 현황 및 차세대발사체 개발상황은 어떤가. 글로벌 발사서비스 시장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9 재사용발사체는 독점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발사되는 위성의 약 80% 이상(질량 기준)을 공유탑재를 통해 발사한다. 다른 한편으로 로켓랩의 일렉트론 소형발사체는 2024년 한 해 동안에만 16회 발사를 통해 소형위성 발사시장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했다.

소모성발사체의 입지는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페가수스, 미노토 등과 같은 소형발사체는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한 저비용의 일렉트론 발사체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올드 스페이스의 델타 IV 및 아틀라스 V 대형발사체는 벌컨 켄토 발사체로 대체되고 있지만 발사비용 측면에서 팰컨 9 발사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래가 불확실해 보인다. 유럽 에어버스의 아리안 6 및 일본의 H3 발사체는 정부 차원에서 우주에 대한 독립적인 접근 능력을 유지할 목적으로 지속적 사용을 권장할 수도 있으나, 늦어도 2030년대에는 재사용 능력을 갖춘 신형 발사체로 대체될 수도 있다.

올해 4차 발사 예정인 한국 누리호도 소모성발사체로서 높은 발사비용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운용할 필요성 및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정부 우주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우주접근 능력 보유, 구성품 제작협력사의 전문성 및 인력 유지 명분하에 경제성이 전무한 누리호를 1년에 한차례씩만 발사 유지한다는 것도 국내 상업 우주산업 육성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우주항공청에서 차세대발사체를 상용화 목표로 소모성이 아닌 재사용발사체로 개발한다는 수정 계획은 조금 늦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상업우주를 지향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5월 개청한 우주항공청이 우주부문의 컨트롤 타워로서 상업우주 육성 및 우주경제 성장을 위해 민간협력(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을 통한 뉴스페이스 산업 혁신체계 구축, 뉴스페이스 생태계 조성, 상용우주 육성을 위해 실질적인 민간주도 개발 추진 등 우주산업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이러한 우주산업 활성화 추진전략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국내 우주부문의 핵심기술, 체계설계 및 통합 능력을 보유한 출연(연)을 연구소 기업으로 분사하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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