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경기침체 우려 커져

국제유가는 3일(현지시간) 산유국의 원유 증산 소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면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39달러(1.99%) 떨어진 배럴당 68.5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19달러(1.63%) 내린 71.62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는 4월부터 원유를 증산할 계획이다. OPEC+는 성명을 통해 “4월 1일부터 점진적이고 유연하게 (증산량을 조정해) 220만 배럴 생산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OPEC+는 작년 12월부터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분을 되돌리려고 했으나 이를 미뤄왔다. 증산 확대 결정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OPEC에 유가 하락을 요청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관련 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결정도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에도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고, 중국에 대해선 이미 이날 추가 관세 10%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을 마쳤다.
타마스 바르가 PVM 애널리스트는 CNBC방송에 “관세는 경제 및 석유 수요 확대를 제한할 수 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 같은 산유국에 관세가 부과되면 석유 공급까지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의 유전 시추 및 서비스부문은 이미 관세 위협에 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 제조업 지표가 시장 예상에 못 미치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더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2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을 기록해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 시장 전망치인 50.6에 못 미쳤다.
S&P글로벌의 2월 미국 제조업 PMI 확정치는 52.7로 나타났다. 확장 국면을 유지하며 예비치도 웃돌았다. 다만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겉으로 보이는 현상일 수 있다”며 개선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을 경고했다.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계획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오래 인상할 수 있으며, 이 역시 경제 성장과 에너지 수요를 둔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