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뉴욕증시는 3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49.67포인트(1.48%) 내린 4만3191.24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04.78포인트(1.76%) 하락한 5861.58에, 나스닥지수는 497.09포인트(2.64%) 급락한 1만8350.19에 거래를 끝냈다.
S&P500지수는 이날 하락으로 올해 전체 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세 지수 모두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며 다우지수는 200포인트 상승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강조하자 주가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북미 동맹국 간 관세를 피할 막판 협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꺾였다고 CNBC방송은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함께한 대만 TSMC의 미국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 계획 발표 자리에서 “멕시코나 캐나다에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한) 상호 관세는 4월 2일부터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10% 더 부과해 20%로 올리는 행정명령에는 이미 서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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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와 또 보복 관세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브랜드 주가는 하락했다.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둔 GM과 포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는 GM이 3.56%, 포드가 1.68% 밀리며 마감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와 연계된 아이셰어스 상장지수펀드(ETF)는 모두 하락했다.
위험 회피를 위한 매도에 소형주부터 기술주 타격도 컸다. 특히 엔비디아는 8.69% 폭락했고, 엔비디아를 뛰어넘는 인기를 끌기도 했던 브로드컴도 6.05% 떨어졌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13% 폭락했다. 테슬라 주가도 4.4% 하락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2.64% 급락했다.
크리스 럽키 FWD본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주식시장이 이러한 (관세) 변화에서 살아남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며 “어떤 식으로든 관세는 경제에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국제유가는 3일(현지시간) 산유국의 원유 증산 소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면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4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1.39달러(1.99%) 떨어진 배럴당 68.5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19달러(1.63%) 내린 71.62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는 4월부터 원유를 증산할 계획이다. OPEC+는 성명을 통해 “4월 1일부터 점진적이고 유연하게 (증산량을 조정해) 220만 배럴 생산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OPEC+는 작년 12월부터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분을 되돌리려고 했으나 이를 미뤄왔다. 증산 확대 결정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OPEC에 유가 하락을 요청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결정도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에도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고, 중국에 대해선 이미 이날 추가 관세 10%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을 마쳤다.
타마스 바르가 PVM 애널리스트는 CNBC방송에 “관세는 경제 및 석유 수요 확대를 제한할 수 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 같은 산유국에 관세가 부과되면 석유 공급까지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의 유전 시추 및 서비스부문은 이미 관세 위협에 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유럽증시 마감
유럽증시가 3일(현지시간) 방산주 강세에 상승했다.
미국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장보다 5.94포인트(1.07%) 오른 563.13에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61.57포인트(0.70%) 상승한 8871.31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지수는 595.59(2.64%) 오른 2만3147.02에, 프랑스 CAC40지수는 88.08포인트(1.09%) 뛴 8199.71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이날 유럽증시는 지역 지도자들이 군사비 지출을 강화하는 안보 회담을 개최한 뒤 방산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 마감했다. 스톡스 유럽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지수는 8% 오르면서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27개 회원국이 이른바 유럽 재무장 계획에 대한 세부 정보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 날 유럽 재무장 계획에 대한 서한을 통해 회원국들에 알릴 것”이라며 “우리는 의심의 여지 없이 엄청난 국방력 증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속적인 평화를 원하지만 지속적인 평화는 힘 위에만 구축될 수 있으며 힘은 우리 자신을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를 주최한 후 나왔다. 스타머 총리는 회담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의 만남에 이어 동맹국들이 나서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지난주 향후 몇 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늘리기로 약속했으며 이는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른 정상들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뉴욕금값 마감
국제금값이 3일(현지시간) 달러 약세와 관세 우려에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 중심인 4월물은 전주 주말 대비 52.6달러(1.8%) 오른 온스당 290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하면서 달러의 대체 투자처로 꼽히는 금 선물에 매수세가 우세했다.
다니엘 파빌로니스 ROJ퓨처스 수석시장 전략가는 “궁극적으로 우리는 매우 강세장에 있다고 생각하며 관세와 보복 가능성으로 금은 3000달러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여전히 중앙은행이 개입해 매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번 주 발표되는 ADP고용보고서와 미국 비농업 고용보고서로 이동했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에 대한 단서를 찾고 있다. 지정학적,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널리 여겨지는 금은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가상자산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4일 오전 8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8.15% 급락한 8만6692.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14.01% 폭락한 2167.7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18.08% 내린 2.41달러로, 솔라나는 20.19% 하락한 142.34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뉴욕 외환시장
유로화 가치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등했다.
이날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8% 밀린 106.78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거의 변동 없는 1.0487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장과 비슷한 1.2701달러에,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07% 오른 149.61엔에 각각 거래됐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날 유럽 지도자들이 미국에 제출할 평화 계획을 작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 가능성과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지출 증가 가능성이 향후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유로화를 지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