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미국에 146조원 더 쓰겠다” 투자 발표...트럼프 “엄청난 일”

TSMC 대미 투자액 1650억 달러로 늘어나게 돼
트럼프 “이번 투자, 관세 피하는 데 도움될 것”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웨이저자(왼쪽) TSMC 회장과 하워드 러트닉(오른쪽) 미국 상무장관과 함께 TSMC의 1000억 달러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미국에 4년간 1000억 달러(약 146조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웨이 회장은 “우리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규모 투자로 수 천개의 첨단 제조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TSMC가 미국에 베팅하는 투자 금액은 1650억 달러가 된다. TSMC는 이미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미국에 65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3곳의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해당 투자금으로 미국에 첨단 웨이퍼 제조공장 3곳, 첨단 패키징 공장 2개 등 총 5곳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규 투자는 애리조나주에 5개의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데 사용될 것이며 이는 수천 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오늘 발표로 TSMC의 대미국 투자는 모두 1650억 달러가 된다. 이는 미국과 TSMC에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반도체 산업은 21세기 경제의 중추이며, 사실 반도체 없이는 AI에서 자동차, 첨단 제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움직이는 경제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미국 공장에서 미국 기술과 미국 노동력으로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 결정에 따라 TSMC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해 11월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지원법(CHIPS)에 따라 TSMC의 미국 반도체 생산 사업부에 66억 달러의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지원에 대해선 비판해 왔다. 기업들에 보조금을 주는 대신 수입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업체들이 알아서 대미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투자는 TSMC가 대만에서 제조된 칩에 대한 25%대 관세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리에 함께 있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기업들이 세계 최대 시장에 진출하고 관세를 피하고자 거대한 규모로 미국으로 온다”라면서 “그들이 여기 없다면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한 이후 “대만이 미국에서 반도체 산업을 빼앗았다”며 “미국이 수입하는 반도체에 25%의 관세를 물리고 내년에는 최대 100%까지 관세율을 높이겠다”는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