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도입 다변화로 미국 통상압력 완화 기대

미국 신정부가 자국의 에너지 산업 부흥을 위해 추진 중인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 한미일 공동 개발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이 사업과 관련해 미국에 한미일 공동 개발 참여 방안에 관심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6∼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 등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일 3국 협력 방식으로 알래스카 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석유·가스의 대대적 증산을 통해 자국 에너지 산업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의 천연가스 개발 제한을 푸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알래스카 자원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주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은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난 천연가스를 송유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날라 액화한 뒤 수요지로 나르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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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약 1300㎞ 길이 가스관을 건설하고 액화 터미널 등 인프라를 건설해야 한다. 초기 추산으로만 약 450억 달러(약 64조 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엑손모빌 등 오일 메이저가 참여해 사업이 시작됐지만 북극해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에 따른 개발의 어려움 등으로 민간 기업들이 빠져나가 계획단계에서 진행이 어려웠다.
이에 미국은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의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 장기 구매를 전제로 개발 단계부터 사업에 들어와 주길 기대한다.
이미 일본은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적극적 참여 의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기업의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투자 계획 등 미국산 LNG 수출 확대를 대대적인 성과로 홍보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의 규모가 워낙 커 일본 외에도 한국 등 다른 LNG 수요국들이 함께 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중국에 이어 나란히 세계 LNG 도입 2∼3위국이다.
한국 천연가스 수입에서 미국 비중은 2016년 0.1%에서 2021년 18.5%까지 급상승했다. 다만 2022년부터는 미국 비중이 고점 대비 다소 하락해 작년 12.2%까지 내려와 미국산 비중 확대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주요 무역 적자국들을 향한 '관세 전쟁'을 예고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각국은 앞다퉈 미국산 LNG 등 에너지 수입 확대를 천명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번 안 장관의 방미 때 트럼프 2기 중으로 한국이 미국산 가스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액화 터미널, 송유관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면 철강·건설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북극해라는 사업지 특성상 한국이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쇄빙 LNG선 투입 가능성도 높아 사업이 가시화한다면 한국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미일 3국 차원의 공동 사업 추진이 구체화하려면 한미 실무 협의 채널에 이어 한일 에너지 당국 간 실무 협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