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다이어트, 섭식 장애 우려…'성공=날씬한 몸매' 현실이 문제"

입력 2025-03-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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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출처=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다이어트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섭식 장애 전문가이자 비영리 단체 ‘잠수함토끼콜렉티브’의 박지니 대표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초등학생 다이어트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초등학생의 44%가 다이어트를 시도한 적이 있으며, 평균적으로 12.8세에 첫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는 “다이어트라는 주제랑 섭식 장애는 전혀 다른 주제”라며 “다이어트는 사회에서 미덕으로 여겨지는 행동이고, 아이들도 좋은 의도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이어트가 극단적으로 흘러가면 섭식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다이어트를 통해 섭식 장애로 미끄러지는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특히 경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젤리나 컵라면 같은 저렴한 음식을 주식으로 삼으며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체중 감량과 관련이 없는 섭식 장애도 급증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알피드(ARFID, 회피적 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라는 질환이 있는데, 이는 체중 감량이 목적이 아니라 불안감으로 인해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 증상이 글로벌하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다이어트로 인해 거식증이나 폭식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박 대표는 “섭식 장애는 모든 정신 질환 중 치사율이 가장 높다”며 “기아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살률과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에서는 섭식 장애 치료에 대한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전문적인 치료 환경이 부족하다고 했다.

초등학생들이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사회적 분위기와 또래 압력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친구들이 다이어트 이야기를 하고 급식을 안 먹으면, 본인도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성공의 이미지가 ‘날씬한 몸매’로 그려지는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다이어트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아이들이 섭식 장애에 걸렸을 때 누가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현재 국내 병원 입원 치료 시스템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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