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부터 읽기‧쓰기까지…AI 로봇과 영어 공부 해봐요[區석區석-송파구 영어교육용 AI 로봇 ‘파이보’]

송파구, 영어교육용 AI 로봇 ‘파이보’ 보급
태블릿과 연계해 대화부터 읽기‧쓰기까지
대화 반응 속도, 학습 프로그램 수준 아쉬워
구 관계자 “서비스 지속적으로 개선 예정”

▲송파구가 보급한 영어교육용 인공지능(AI) 로봇 '파이보'. (사진제공=송파구)

“안녕하세요. 저는 파이보에요. 당신이랑 친해지고 싶네요.”

큼직한 마시멜로를 연상케 하는 로봇의 전원을 켜자 동그란 눈에 파란 불이 들어온다. 로봇은 뭉툭한 팔과 다리를 가볍게 움직인다. 아이들의 질문에는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이 로봇은 영어교육용 인공지능(AI) 로봇 ‘파이보’다.

지난달 25일 송파구 마천청소년센터에서 ‘파이보’ 활용법 교육이 진행됐다. 이날 교육에서는 10명의 아이들과 학부모 등이 참여해 파이보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송파구는 지난달 6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어린이 영어교육에 특화된 AI 로봇인 ‘파이보’를 관내 초등학생 30명에게 보급했다. 아울러 파이보와 연계해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태블릿PC도 함께 제공했다.

파이보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영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만큼 음성인식이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파이보”라고 호출하면 파이보가 음성을 인식해 대화를 진행한다. 일상적인 대화부터 영어학습, 노래하고 춤추기 등 다양한 기능을 대화로 작동할 수 있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로 대화도 가능하다.

이날 교육에서는 파이보를 활용하는 방법과 태블릿PC를 통해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태블릿PC에 설치된 어플리케이션(앱)에는 △한글 연습 △영어 연습 △인지 훈련 △신체활동 등 4개 분야 프로그램이 탑재됐다. 초등학생이 활용하는 만큼 영어 외에도 학습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적용된 것이다.

적용된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게임 형태로 제작돼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퀴즈 등을 맞추면 파이보가 “탁월한 솜씨인걸?”, “대회에 나가도 될 것 같아” 등 응원을 하며 학습 욕구를 북돋웠다.

아이와 함께 교육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집에서 아이들이 파이보를 사용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학습을 하면서도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파이보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로봇 성능, 학습 프로그램 난이도 아쉬워…“꾸준히 개선할 계획”

▲지난달 25일 파이보 활용법 교육에 참여한 학생이 팡이보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제공=송파구)

아이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아이들은 파이보를 활용해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내내 “이렇게 하는 거구나”, “우와 신기하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했다.

다만 로봇의 기능, 학습 프로그램 수준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아쉬운 점은 대화 속도였다. 대화 자체를 비교적 명확하게 인식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반응이 너무 느려 다소 답답했다. 파이보를 사용하는 아이들도 반응이 느려서 대화가 어렵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파이보가 (대답이 느려서) 말이 잘 안 통한다”며 “대답을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습 프로그램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아 난이도가 낮다는 점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영어 프로그램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 외에는 흥미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쉬운 프로그램이 탑재돼 있어 아이들이 다소 지루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학습 프로그램의 난이도에 관해서는 프로그램 개발을 맡은 에듀테크 기업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송파구와 함께 파이보를 활용한 영어 회화뿐만 아니라 읽기‧쓰기 등 학교 교과과정에도 빈틈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학습 콘텐츠의 질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파이보와 태블릿PC를 지원받은 30명의 학생들은 올 한 해 이를 활용한 학습을 이어간다.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언제든지 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되 월 1회 대면 수업을 병행해 학습 상황을 점검하는 등 각 가정에서 아이들이 효율적으로 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연말까지로 예정된 사업 기간 중 피드백을 반영해 파이보의 성능, 학습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따뜻한 정서적 지지를 느끼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