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둔화에 투자도 급감…계엄발 불황 장기화

입력 2025-03-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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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선행지표 2개월 이상 감소세 지속…건설업 '불황 터널' 당분간 끝 보기 어려워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경제심리가 얼어붙은 데 더해 건설업을 중심으로 투자도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4포인트(p)로 전월보다 0.3p 하락했다. 선행종합지수는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지표로, 계절성과 불규칙성을 제거한 선행지표들로 구성돼 있다. 6개월 안팎 시차를 두고 경기에 반영된다.

구성지표별로 광공업생산의 선행지표인 재고순환지표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기계류 내수출하지수도 2개월 연속 감소다. 그나마 광공업생산은 수출 등 대외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비 등 내수는 2022년 말부터 부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계절성을 제거한 광공업생산은 증감을 반복하면서도 추세적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비스업생산은 감소로 전환됐으나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다.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문제는 내수다. 경제심리지수는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데,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12월에는 전월 대비 낙폭이 3.6p로 확대됐다. 올해 2월에도 2.0p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심리 위축은 소매판매 부진으로 이어진다. 설 명절 이동(2월→1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보합에 그친 소매판매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수 있단 의미다.

투자도 얼어붙었다. 그나마 지표상 설비투자 변동은 곧바로 생산이나 취업자 변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기저효과에 따른 불규칙성이 크고, 생산설비는 내구재적 특성이 강해 한 번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 향후 수년간 추가 투자가 없어도 생산·고용 효과가 장기간 유지돼서다.

반면, 건설투자 변동은 건설업 취업자 변동으로 직결된다. 건설수주 증감은 시차를 두고 건설기설(시공실적) 증감, 건설업 취업자 증감으로 이어지는데, 최근 건설수주는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1월에는 감소 폭이 12.8%로 확대됐다. 무엇보다 건설수주가 회복돼도 단기간에 건설업 고용시장이 회복되긴 어렵다. 지난해부터 주택 매매시장 침체와 미분양 증가로 주택 착공이 줄면서 건설수주와 건설기성 간 시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부진에 기인한 고용시장 침체는 가구소득을 줄여 경제심리지수, 소매판매에도 영향을 미친다. 안 그대로 부진한 소비가 고용시장 침체에 따른 가구소득 감소로 더 주는 악순환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6%로 0.4%p 하향 조정했다. KDI는 경제심리 위축과 미국발 통상환경 악화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1.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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