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K배터리, 주도권 회복 안간힘
반고체·전고체 등 꿈의 배터리 시장서도 격돌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가 5일 개막한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투팩(Cell to Pack·CTP) 등 핵심 기술 주도권을 두고 한국과 중국 기업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인터배터리에는 비야디(BYD), 이브이(EVE)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처음으로 참가해 주력 제품인 LFP 배터리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BYD가 제조하는 LFP 배터리는 칼날처럼 긴 형태를 띠고 있어 ‘블레이드(칼날) 배터리’란 이름이 붙었다. 2020년 1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처음 공개했고, 올해 2세대 출시를 예고한 만큼 인터배터리에서 시제품을 공개할지 주목된다. EVE도 긴 수명과 높은 안정성 등을 갖춘 LFP 배터리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값비싼 니켈이나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 제품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 20~30%의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높은 열 안정성까지 겸비해 전기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맞서 국내 배터리 업계도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점을 두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FP 특허 수 자체는 중국이 전체의 63%(4695건·2022년 기준)로 한국(10%·726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지만, 피인용 횟수와 특허 패밀리(같은 발명에 기반한 특허 모임) 수 등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이 질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2023년 인터배터리에서 국내 업계 최초로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SK온은 올해도 LFP 배터리를 선보인다. SK온은 영하 20도 이하 저온에서도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또한 LFP와 삼원계의 중간 단계로 여겨지는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도 최초로 공개한다. 고전압 미드니켈은 니켈 함량을 낮춘 대신 높은 전압을 걸어 에너지 밀도를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신규 극판 기술 등을 적용해 기존 대비 성능을 향상시킨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모듈 단계를 생략하고 셀을 바로 팩으로 조립하는 ‘LFP CTP’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도 LFP 양극재 기술력을 이번 전시회에서 오픈한다.
또 다른 격전지는 ‘꿈의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다. 삼성SDI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을 소개한다.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빠른 2027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잡았다.
BYD도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시험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EVE는 전고체 배터리의 전 단계인 반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