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GA서 판매…CMㆍ전속 줄어
절판이나 불완전판매 우려에도
영향력 커지면서 관리 강화 요구

생명보험사가 지난해에만 889만 건의 신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대리점(GA)을 통한 판매가 크게 늘었다. 4월 보험사의 보험상품 개정을 앞두고 판매 질서 혼란이 우려되는 만큼 직접적인 견제가 어려운 GA에 대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가 지난해 성사시킨 계약 건수는 888만6796건으로 전년 대비 25.0% 증가했다.
신계약 10건 중 9건은 입원이나 사망 등을 보장하는 보장성 보험이다. 저축성 상품보다 회계상 유리한 보장성 상품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급성장했다.
GA에서 판매된 건수는 393만8404건으로 전체 신계약의 44.3%에 달했다. 2023년 38.8% 수준에서 3.5%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반면 기존에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강화하려던 움직임은 사라졌다. CM 신계약(20만3048건) 비중은 2.3%로 전년 대비 0.2%p 하락했다. 텔레마케팅(TM)과 홈쇼핑을 포함한 통신판매 신계약은 134만4869건에서 126만5774건으로, 비중뿐만 아니라 건수도 줄어들었다. 보험사 전속설계사 판매 비중은 25.7%로 전년(27.3%) 대비 1.6%p 줄어든 25.7%로 나타났다.
신계약 상품 10건 중 4건 이상이 판매된 GA의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 GA 채널의 성장세는 전속설계사 운영 비용을 줄이고 판매망을 다각화하려는 보험사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
그러나 GA를 통한 판매 비중이 상승할수록 계약 품질 저하와 불완전판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관계사라 하더라도 조직이 크고 분산돼 있어 원수보험사가 일일이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외 GA 소속 설계사들은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만큼 수수료 경쟁이 과열되거나 특정 상품을 편향적으로 권유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4월 본격적으로 무·저해지 보험 등 상품이 개정되기 전 불법 승환 계약이나 불완전판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 채널은 보험사들의 주요 판매 창구로 자리 잡았지만,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일일이 알 수 없는 만큼 감독하기 어렵다"며 "4월 보험상품 개정을 앞두고 일부 GA가 무리한 영업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GA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들의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절판마케팅 등이 의심되는 경우 우선 검사대상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경영진의 유고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경영인(CEO)정기보험의 절판마케팅이 문제 되자 보험사와 GA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보험GA협회와 함께 '광고심의 규정 준수 서약 참여' 및 'GA 자체 광고 자율점검 및 시정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보험판매 수수료 개편 및 공개, GA 상품 비교·설명 의무 강화 등을 서둘러 제도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