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탱커·쇄빙선 패키지 주문 때 우선 제작' 제안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미국 측에) 한국이 '전략적 산업 협력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우호적 협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미국을 찾아 트럼프 2기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미국의 통상 정책 수립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에 도움이 되는 산업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지난달 26~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통상·에너지 분야 고위 당국자들을 만났다.
안 장관의 이번 방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정부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장관급 인사다.
관련 뉴스
특히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 중국에 대해 10%(지난달 부과한 10%에 새롭게 추가) 세율로 적용하는 신규관세가 4일 오전 0시1분(현지시간)을 기해 발효되는 등 통상 압력이 고조되는 가운데 향후 한미 통상 관계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안 장관은 관세 조치와 관련해 "미국 측에 우리 기업의 우려 사항을 전달하며 면제를 요청했다"면서 "실무 협의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관세 면제를 목표로 하되 만약 미국이 한국에도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최소한 다른 국가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이와 함께 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조선과 가스 등을 통해 한미 통상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군함, 탱커, 쇄빙선 등 미국이 패키지로 장기 대량 주문을 할 경우 국내 조선사들이 협력해 미국의 주문 물량을 우선 제작해 납품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라며 "이에 미국 측으로부터 고맙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미국을 방문하기 전 국내 주요 조선사들과 협의해 기존 고객의 납기일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독 운영을 조정해 장기적으로 미국 측의 대량 주문을 우선 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미 조선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는 점도 미국 측에 설명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연료 경제 부활'을 선언하면서 에너지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안 장관은 가스를 중심으로 트럼프 2기 임기 내에 한국이 구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제안도 했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 참여와 관련해서는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은 미국에서의 우선순위가 굉장히 높은 사업으로 태평양 쪽에서 에너지원 확보가 된다면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큰 장점이 있다"라며 "실무협의체를 구성해서 추후 구체적인 입장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미국의 핵심 관심사인 무역수지 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의 입장 표명을 명확히 했다.
안 장관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비중이 가장 큰 자동차의 경우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공장이 다음 달 말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미국 내 생산이 늘면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라며 "미국에 이 점을 잘 설명했으며 한국 기업의 안정적 투자 환경 보장, 관세 조치 면제 등 우리 측 관심사에 관한 입장도 전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