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 코로나 제품 실적 확대로 매출↑,적자↓
공장 건설‧기업 인수로 성장세 유지 목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실적이 부진했던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 특수로 조 단위 매출을 기록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 제품군 이외의 진단 사업 매출이 성장했다.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의 잠정 실적 집계 결과 매출이 늘고 적자 폭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했던 두 회사는 2023년 나란히 적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해 비 코로나 제품군의 성장에 힘입어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매출 6946억 원, 영업손실 56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6557억 원보다 5.9%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2481억 원에서 77.4% 감소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2020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급성장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매출 2조9000억 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도 2년 연속 1조 원에 달했다. 엔데믹 후인 2023년부터 실적이 급감했다. 매출은 6557억 원으로 크게 줄었고, 영업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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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도 엔데믹 후 매출이 급감한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4143억 원, 영업손실은 165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3674억 원보다 12.8%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301억 원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은 48억 원으로 감소한다.
씨젠도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1년 매출 1조3700억 원과 영업이익 6600억 원을 돌파하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22년에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8536억 원, 1965억 원으로 줄었다. 2023년에는 매출이 3674억 원으로 반 토막이 났고, 적자 전환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은 엔데믹 상황에서 나란히 실적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 이외 제품군의 성장으로 지난해 나란히 반등에 성공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 제품군 외 신속면역진단, 형광면역진단, 분자진단, 혈당측정 등 주요 품목들이 고르게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제품별로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매독 동시 진단키트를 포함한 성병 진단 제품과 말라리아 진단 등 비코로나 제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코로나 이외 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와 매출원가 안정화가 수익구조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씨젠은 진단 시약 매출 2985억 원, 추출 시약 매출 365억 원을 기록했다. 진단 시약 매출 가운데 비코로나 제품 매출은 2811억 원이다. 진단 장비 등 상품 매출은 793억 원으로 집계됐다. 호흡기 제품의 성장률이 39.1%로 가장 두드러졌다. 씨젠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코로나 제품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역시 지속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은 상승세 유지를 위해 공장을 증설하고 인수합병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인도 그루그람에서 인도 구루그람에서 약 5만4116㎡(약 1만6399평) 규모의 체외진단 생산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신공장은 인도 구공장 대비 7배 이상 큰 규모다. 회사는 신공장 준공을 통해 글로벌 연간 생산 능력을 2.9배 이상을 확보하고, 최신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체외진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씨젠은 차세대 PCR 진단 장비 개발을 위해 지난달 자동화장비 기업 단디메카를 인수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PCR의 전 과정을 완전자동화한 시스템을 구축해 전 세계 검사실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7월 미국진단검사학회에서 실물을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씨젠 관계자는 “글로벌 분자진단 업계에서 진단 장비 자동화가 활발히 진행돼 오고 있다. 진단 시약 시장에 이어 진단 장비 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장비 개발에 필요한 업체들을 지속해서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