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3일(현지시간) 영국 항공우주‧방산 기업 켐링에 대한 미국 사모펀드사의 인수 제안에 대해 “영국 기업으로 유지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총리 관저 행사에서 켐링이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에 인수될 수 있다는 소식에 “매 순간 영국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베인캐피털은 켐링에 11억 파운드(약 2조421억 원)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켐링은 영국 공군은 물론 미국 공군 전투기를 미사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유도 미사일부터 교란장비 등을 생산한다. 러‧우 전쟁에도 무기를 공급해왔다.
미국에서는 이미 여러 영국 방산업체를 인수한 전례가 있다. 다만 유럽 자강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스타머 총리가 베인캐피털의 켐링 인수를 반대를 시사하자, 미국과 영국 간 방산 협력에도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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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래프는 스타머 총리의 발언에 대해 영국이 방산업체 인수와 관련해 미국과 충돌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은 물론 우크라이나마저 ‘패싱’한 만큼 안보를 미국에 맡겨선 안 된다는 의식이 확산했다.
영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방산업체 매각을 중단시킬 권한이 있다. 베인캐피털 측에서도 미국과 영국 간 방산 협력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스타머 총리는 국방비 증액 결정과 관련해 “경제 활성화에 사용돼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스타머 총리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3%인 국방비 지출 비중을 3%까지 점차적으로 늘리겠다고 전한 바 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도 국방비 증가가 “영국 산업과 혁신, 일자리, 비즈니스 강화에 사용돼야 한다”며 “강력하고 혁신적인 산업을 뒷받침해 군대 억지력과 전쟁 수행 능력을 증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