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음악이 연주되는 그의 입. 트럼펫, 드럼, 베이스… 배경음악부터 특유의 비트까지 감탄만 나올 뿐인데요. 엄청난 그의 재능이 듬뿍 담긴 영상은 “이거 봤어?”라는 물음과 함께 무한 전파 중입니다.
요즘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비트박서 ‘윙(WinG·본명 김건호)’의 이야기인데요. 유튜브 채널 비트펠라하우스(BEATPELLA HOUSE)에 지난달 13일 게재된 윙의 ‘도파민’ 오피셜 비디오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37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인데요. 이를 활용한 쇼츠영상과 리액션 영상이 수백 개에 이르죠. 더 놀라운 점은 그 감탄사의 대부분은 ‘외국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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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생 윙은 2017년 한국 비트박스 챔피언십 우승 뒤 2018년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 비트박스 챔피언십에 참가해 챔피언에 등극하며 이름을 알렸죠. 같은 해 비트박스 레전드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박스 대회인 ‘그랜드 비트박스 배틀(GBB)’시드 참가 자격을 얻었지만, 병역 문제로 참가하지 못했는데요.
이후 2023년 GBB 솔로 와일드카드에 도전, 무려 1위로 통과하며 본 대회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펼쳐진 본 라운드에서 최정상급 비트박서들과 대결을 펼친 윙은 대회를 3위로 마무리했죠. 윙의 퍼포먼스는 심사위원과 관객들에게 엄청난 호응을 불러왔고,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대회 이후 그의 독창적인 사운드는 이슈가 됐습니다.
이처럼 윙은 한국과 아시아 비트박스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한 몇 안 되는 비트박서인데요. 하우스 장르를 주로 다루며 그루브와 플로우를 강조한 독특한 스타일이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독창적인 패턴과 구성으로 매번 신선한 루틴을 선보이는 재능을 뽐내는데요. 듣는 이들에게 감탄과 리듬을 끌어내는 엄청난 매력의 소유자죠.
현재는 2022년에 결성된 비트박스 크루인 ‘비트펠라하우스’ 멤버로 활약 중인데요. 히스, 옐라이, 헬캣, 허클 그리고 윙이 합류한 비트펠라하우스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633만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윙의 국내 인지도는 생소한 비트박스만큼이나 낮았는데요. 비트박스 대회 타이틀 소유자임에도 윙을 알고 있는 일반인들은 극히 적었죠. “윙 알아?”라는 반응이 쏟아진 것은 앞서 설명한 도파민 영상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으면서부터였습니다.
먼저 윙을 알아본 건 비트박스에 더 익숙했던 외국인이었는데요. 이들은 이미 4개월 전에 게재된 윙의 Triviallusion부터 흥분했죠. “내 뇌가 녹아버렸다”, “테크닉이 미쳤다”, “그저 소름이 돋는다”, “정말 경이로워”, “전환이 정말 깔끔하고 고조감이 정말 일정한 로봇 같아”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입으로 내는 깔끔한 타격음에 그저 ‘인간 메트로놈’, ‘비트박스 몬스터’라는 찬사가 쏟아졌는데요. 베이스와 드럼, 키보드, 일렉기타, 디제잉뿐 아니라 작곡, 편곡, 지휘, 프로듀서의 모든 역할을 해내고 있는 윙의 재능에 놀랄 뿐이었죠. 해상도를 꽉 채운 사운드에 이들의 환호는 ‘도파민’까지 이어졌고, 이미 수십 개의 리액션 영상이 게재됐습니다.
윙을 기존에 알고 있던 리액터뿐 아니라 처음 마주한 이들도 윙이 내는 소리 하나하나에 소름 돋아 했는데요. 윙이 부르는 현장에 앉아 있고 싶다며 간절히 요청하는 이들도 있었죠.
결국, 외국인들에게 촉발된 환호성은 알고리즘을 타고 한국인에게도 닿았는데요. 뒤늦게 윙의 영상에 한국어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 겁니다. 이들은 찰떡같이 알려준 유튜브 알고리즘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너무 늦게 알았다는 아쉬움도 함께했죠.
그저 묘기에 가까웠던 비트박스가 이제야 나에게 음악으로 다가왔다는 ‘간증글(?)’이 쏟아졌는데요. “음악성이 미쳤다”, “손동작이 지휘를 하는 것 같다”, “이 질감은 어떻게 나오는 거지?”, “스웨그가 미쳤다”, “20초가 지나서야 비트박스인줄 알았다”, “이거 보고 온종일 ‘둠둠다룸두 둠둥~’을 입에 달고 사는 중”, “또 일냈다 윙” 등의 찬사가 가득했죠.

이런 가운데 ‘페이커상’이라는 반응도 공감을 받고 있는데요. 그저 신이라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롤)’의 레전드 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를 닮았다는 평가죠. 비슷한 생김새로 한 사람은 게임업계를 한 사람은 비트박스 업계를 정복했다는 칭찬이 이어지며 ‘믿고 보는 페이커상’이란 과학적인 관상(?) 반응까지 속출했습니다.
윙은 지난해 bnt와의 화보 인터뷰에서 비트박스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처음부터 정상을 목표로 두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앞에 있는 작은 언덕만 넘겨보자 하다 보니 그런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답했는데요. 그러면서 “비트박스로 역사에 남는 일을 해보고 싶다”며 “비트박스 최초로 빌보드를 누려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윙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비트박스 영상을 다수 게재하며 소통 중인데요. 다소 생경했던 비트박스를 작품으로 감상하게 해준 그의 새로운 영상이 또 기다려지는데요. 또 어떤 꽉 찬 질감과 해상도로 찾아올지… ‘비트박스 문외한’도 즐길 수 있는 그의 음악성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