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충격에 투자자 안전자산 선호…채권값 고공행진

입력 2025-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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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조절에 약세를 보이던 채권시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소식에 활짝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도통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전쟁이 가속하자 안전자산 수요가 대거 유입된 결과다. 미국채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채권가격도 상승세를 타는 모양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 벤치마크인 국고 3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2bp(1bp=0.01%) 하락한 2.514%에 오전장이 최종호가됐다.

지난 1월 10일(2.561%)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706%에 장을 마감해 종전 가장 저점이었던 지난해 12월 13일(2.676%)보다 내려왔다. 지난달 20일 2.888%에서 일주일새 20bp 넘게 급락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값은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다.

미 국채의 금리 하락 폭은 더 깊었다. 전일(현지시각) 오후 3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3bp 하락한 4.1780%에 거래됐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9820%로 낮아졌다. 보름 사이 채권 가격은 10% 넘게 뛰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하는 국내 해외채권형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4.04%로 같은 기간 국내채권형(0.53%)을 크게 웃돈다.

관세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추가로 10%포인트(p)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대미수출 물량이 높은 상대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자국 경제에 부정적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이러한 관세정책은 미국 경기침체 발목도 동시에 잡고 있다. 그동안 ‘나홀로 약진’을 펼치던 미국 경기마저 꺾이고 글로벌 경기부진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1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직전 12월 대비 0.2% 감소해 2021년 2월(-0.6%)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당선 직후 상승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의 경제 성장에만 집중하기 위해 경기부양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동시에 관세 정책도 쥐락펴락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왔고, 연준의 목표치인 2%로부터 더 멀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은 증시 부진, 비트코인 급락, 인플레이션 우려 등과 맞물려 경제 주체들에 더 큰 불확실성을 키웠고 투자자들은 주식 대신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 수요가 커진 셈이다. 채권 내에서도 만기가 길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물 위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미국 장기물에 투자하는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와 RISE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는 최근 2주간 5%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2월 초 발표된 미국 재무부의 국채발행계획이 시장 예상보다 무난해 정부 지출 감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금리하락을 좀더 향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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