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영업적자에 재무 악화...또 매각수순 밟나[홈플러스 기업회생]

입력 2025-03-05 05:3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5-03-04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재작년 부채비율 3000% 넘어...남품업체 대금 지연 정산 '연명'
이미 단기 유동성 위기 봉착…신용등급 하락에 법원에 손 빌려
재묵 악화 방치 MBK 비판 커...MBK 인수 10년 만에 매각설

▲홈플러스 설립부터 회생신청 주요 일지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홈플러스 설립부터 회생신청 주요 일지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대형마트업계 2위 홈플러스가 단기 유동성 악화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매각을 위해 금융채권 상환 부담을 덜어낸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수년째 이어져 온 재무 악화를 방치하다, 회생법원을 찾은 홈플러스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를 향해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라는 비판이 나온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한 건 단기 유동성 악화 탓이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28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렸다. 장기적인 영업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 악화, 실적 개선 전망 불투명 등이 영향을 미쳤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회계연도(당해 3월~다음 해 2월) 기준 2021년 133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2602억 원), 2023년(-1994억 원)까지 매년 영업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은 2021년 664%, 2022년 944%, 2023년 3212%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부채비율이 높으면 채무 상황 부담이 커져 재무 안정성이 흔들리고 기업 운영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미 작년 11월부터 납품업체와 협의해 대금을 한두 달 뒤에 정산하고 지연 이자를 주는 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단기 유동성 악화가 현실화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운영하다 최근에 신용등급이 하락하니 대출이 안 나오게 될 것을 알고 기업회생 절차 신청을 한 것”이라면서 “2월 말 결산 해보니 답이 안 나왔을 것이다. 3월 시작하자마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홈플러스는 그간 재무 악화로 여러 차례 인수·합병을 거치며 부침을 겪었다. 삼성물산 유통부문의 할인점 사업으로 시작한 홈플러스는 1997년 9월 대구에 삼성홈플러스 1호점을 오픈하며 대형마트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삼성물산이 1999년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에 경영권과 함께 지분의 49%를 넘겼다. 이후 홈플러스는 2005년 영남권 슈퍼마켓 체인인 아람마트를 인수한 데 이어 2008년에 이랜드그룹의 홈에버 매장을 품었다. 2011년에는 테스코가 삼성물산의 잔여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서 홈플러스는 100% 테스코 자회사가 됐다.

2015년 홈플러스는 테스코의 자금 압박으로 인해 다시 매물로 나왔고 이때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7조2000억 원에 품었다. MBK파트너스의 인수 10년인 2025년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며 또다시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업계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채권 상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적인 재무 개선 방안 마련 없이 회생법원에 손을 벌렸단 이유에서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단기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수익성이 양호한 점포까지 매각하면서 전체적인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게 홈플러스 노조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계에서는 브랜드 신뢰도가 가장 중요한데, 이번 홈플러스의 갑작스러운 기업회생절차 조치 발표로 직원, 협력업체가 불안에 떨 것”이라며 “이는 결국 홈플러스 신뢰도에 영향을 주게 돼 향후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오늘은 '경칩'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경칩 뜻은?
  • 매년 영업적자에 재무 악화...또 매각수순 밟나[홈플러스 기업회생]
  • 국내 주식형 펀드, 7% 올랐는데…돈 몰린 건 ‘해외펀드’
  • [AI와 규제1-①] 거침없는 中 AI굴기...韓신산업은 '낡은 규제'에 제자리
  • 채무부담 시달리는 소상공인이라면…은행권 ‘맞춤형 채무조정’ 상담받아볼까 [경제한줌]
  • 린가드 넘어지고 정승원 발목 돌아갔다…논두렁 잔디, 진짜 문제는 [이슈크래커]
  • "집값 오를까?"…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3가지 [왁자집껄]
  • "아직도 없어?"…코인 거래소 원화계좌, 5분 만에 연결하기 [코인가이드]
  • 오늘의 상승종목

  • 03.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1,006,000
    • +0.87%
    • 이더리움
    • 3,252,000
    • +0.12%
    • 비트코인 캐시
    • 478,000
    • -2.03%
    • 리플
    • 3,685
    • +2.3%
    • 솔라나
    • 216,200
    • +0.46%
    • 에이다
    • 1,400
    • +8.44%
    • 이오스
    • 806
    • -3.7%
    • 트론
    • 363
    • +3.71%
    • 스텔라루멘
    • 442
    • -0.23%
    • 비트코인에스브이
    • 49,990
    • -3.21%
    • 체인링크
    • 22,200
    • +0.59%
    • 샌드박스
    • 453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