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조치 전 골든타임 사수…수출 다변화로 의존도 낮춰야” [풍전등화 車 산업下]

입력 2025-03-06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5-03-0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민관 합동해 패키지 거래 전략 펴야
관세 부과 시 유턴 기업 등 지원 필요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수출 다변화해야
신흥 시장 내 중국 기업 공세는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다음 달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완성차 기업을 넘어서 부품사들도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였다. 기업들은 미국과의 접점 넓히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향후 예상되는 원자재 비용 및 투자 비용 증가, 대미 수출 타격 등 연쇄적인 문제를 타개할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에서 정부·기업·정치권 등 범국가적인 차원의 대응으로 관세 부과 전까지 협상을 지속해 골든타임 사수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세 부과 현실화 시 기업들의 사업 전략 수정과 동시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자동차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5일 본지에 “자동차에도 관세가 부과된다면 현대자동차·기아는 미국 현지 투자비용이 늘어나게 되고, GM 한국사업장은 80% 이상 미국에 수출하기 때문에 한국을 떠날 명분이 충분히 만들어진다”라면서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부품사까지 종합적으로 투자비용 증가, 일자리 감소 등으로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 2기는 관세 부과를 엄포로 미국에 이득이 되는 협상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우리나라의 카운트파트가 없다는 점”이라며 “민관이 모두 합동해 자동차를 넘어서 에너지, 관광, 유학 등 미국에 투자하는 천문학적 비용과 효과를 필두로 협상하는 ‘패키지 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 1기 당시에도 관세를 25%로 올린다고 했다가 현대차그룹이 공장 설립을 약속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필두로 예외 조항을 끌어내 관세를 낮춰준 바 있다”면서 “기업 따로, 정부 따로가 아닌 민관이 함께 FTA를 필두로 미국 공장 추가 설립, 생산 라인 확충 같은 방안을 내세워 관세 부과 예외를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 부과 현실화 시 기업 대응·정부 적극적 지원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동차를 타깃으로 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기업들의 발 빠른 사업 전략 수정은 필수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간 유예를 뒀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부과도 전날 현실화되면서 멕시코에 진출해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이용해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해 온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방안도 고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아 멕시코 공장은 지난해 27만여 대의 차량을 생산했고, 이 가운데 62%를 미국에 수출했다.

정다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기업 차원에서는 주요 글로벌 생산 거점을 이용해 관세율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니 관세율이 높은 지역에 있는 생산 기지에서는 생산량을 줄이거나, 수출국을 미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기업들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입법조사관은 “정부가 리쇼어링(기업이 해외로 진출했다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현상)하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좀 더 모색해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 기업 정책 전반에 걸쳐 비수도권 지역에 법인세 감면 부활 등 획기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GM 한국사업장 부평공장 전경. 강문정 기자 kangmj@
▲GM 한국사업장 부평공장 전경. 강문정 기자 kangmj@

자동차부품 업계도 기업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하며 대응책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한국자동차협동조합(KAICA)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예고에 따른 자동차부품 수출기업 영향 조사를 시행해 정부 및 관계 기관에 기업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KAICA 관계자는 “국내 부품 업체들은 관세가 현실화되면 완성차 기업 납품량이 줄어들어 매출액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에 진출한 부품 기업들도 있지만, 국내 납품 기업들의 현지 진출은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필요해 그리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정부 측에 투자비용 지원부터 시작해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 기업 등에 대한 지원 등 요건을 완화해달라는 요청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법인세 인하 등을 활용해 해외 기업을 미국에 유치하려고 하는 것처럼 국내 시장도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는 관세 부과로 인해 기업들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와중에 국내 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된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법인세 최고세율은 한국 26%, 미국·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 싱가포르 17%, 아일랜드 12% 수준”이라며 “트럼프가 관세 정책에 더해 법인세를 15%까지 낮출 경우 한국 기업 유출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관세 부과로 국내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미국 수준으로 법인세를 완화해야 한다”면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되 국내에서도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일자리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美 수출 의존도 낮춰야…중국 공세는 변수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 항구에서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 항구에서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장기적으로는 미국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자동차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708억 달러로 역대 두 번째 수출 실적을 기록했으나, 이 가운데 대미 수출액은 49.1%를 차지하면서 대미 의존도가 심화된 현상을 보여줬다.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맞춤형 모델 출시 △상품성 강화한 친환경차 수출 확대 △현지 투자 강화 등 포괄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다만 신흥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거센 공세는 변수로 꼽힌다.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을 지낸 이항구 아인스(AINs·자동차산업 전문 컨설팅업체) 연구위원은 “세계 최고로 꼽혔던 독일 자동차 산업은 중국 때문에 무너지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45조 원에 달하고 3만 명이 실직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 등 스스로 고도화를 해야 미래차 전환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 신흥 시장에서도 시장 지배적인 기업들이 존재하고,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하거나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강해 수출 다변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면서도 “자동차 수출 시장을 동남아, 중동, 동유럽 등 다양한 시장으로 분산시켜 특정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한 불안정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새로운 수출 시장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중국 기업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는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생산성과 상품성을 높여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현지 맞춤형 차량도 개발해 꾸준히 수출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BTS는 넘사벽…K팝, 미국 시장 순위 기록 [그래픽 스토리]
  • ‘왜 이렇게 싸?’…호기심 반 경계심 반 다이소 건기식 매대 [가보니]
  • 단독 “상품 못 주겠다” 식품사들, 홈플러스에 줄줄이 ‘신규공급 중단’
  • 취업준비 바쁜 청년이라면…최대 300만 원 주는 ‘서울시 청년수당’ 신청해볼까 [경제한줌]
  • 경기 포천 민가서 공군 오폭 사고…15명 부상
  • '미스터트롯3' 시청률ㆍ화제성 예전만 못한데…'톱7'으로 반등할까 [이슈크래커]
  • "대박 보증 수표" 강호동…그가 사는 '대림아크로빌'은 [왁자집껄]
  • 터치 한번에 스테이킹…거래소에서 투자 파이 늘리는 법 [코인가이드]
  • 오늘의 상승종목

  • 03.0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748,000
    • +0.5%
    • 이더리움
    • 3,412,000
    • +2.22%
    • 비트코인 캐시
    • 589,000
    • +3.51%
    • 리플
    • 3,882
    • +3.69%
    • 솔라나
    • 225,700
    • +1.44%
    • 에이다
    • 1,414
    • -5.29%
    • 이오스
    • 835
    • +2.2%
    • 트론
    • 359
    • -1.64%
    • 스텔라루멘
    • 454
    • -1.73%
    • 비트코인에스브이
    • 54,850
    • +1.11%
    • 체인링크
    • 26,050
    • +7.96%
    • 샌드박스
    • 477
    • +2.5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