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수 감축 우선 개학·특별교실 활용 등도 투표 병행"

등교 나흘 전 급작스럽게 ‘안전 등급’ 문제로 개학일을 4월로 연기한 서울 서대문구 북성초등학교가 개학일을 다음 주로 앞당긴다. 개학일은 3월 10일과 12일을 두고 5일 학부모 투표에 부쳐 결정할 방침이다. 연기했던 개학을 앞당기는 만큼 학급수를 조정하거나 특별교실을 활용하는 안이 담긴 '임시 학사운영'에 대해서도 투표가 이뤄진다.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서울시교육청은 북성초 학부모 대표단과 변경된 등교 방침을 이같이 논의했다.
앞서 북성초는 등교를 불과 나흘 앞둔 지난달 28일 오후에 “기존 3월 4일로 예정된 개학일을 4월 11일로 연기한다”는 공지를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 이에 따라 입학식도 마찬가지로 4월 11일로 연기됐다. 북성초가 개학을 연기한 데는 지은 지 60년이 되어가는 교사동(후관동)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 결과 D등급 이상 상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학부모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 커왔다.
이에 전날 교육청과 학부모 대표단은 4월로 미뤄진 개학을 다음 주로 앞당기기로 논의했다. 개학일과 학사운영 방안 등에 대해선 이견이 갈려 학부모 설문조사 및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늘(5일) 'e 알리미'를 통해 변경된 개학일과 임시 학사운영 등을 담은 복수안을 두고 이날 설문 및 투표에 부칠 방침"이라며 "개학일은 10일 또는 12일 중으로 함께 투표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투표에 부쳐질 '임시 학사운영 방안'에는 '학급수 감축 우선 개학 후 2학기 재분반(1안)'과 '특별교실 등을 활용한 43학급 개교 선택(2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논의는 전날까지 총 두 차례 걸쳐 진행됐다. 그간 논의 과정에서는 문제 건물의 교실 공간 대신 사용될 모듈러(임시교실) 구축 시기 또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모듈러 교실에 대한 불안감 같은 것이 있어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것을) 학부모들에게 설명하고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근식 서울교육감이 직접 현장에 가서 균열이나 기울어진 정도를 확인했다"며 "학생들이 최대한 빠르게 안전한 조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북성초 문제가 된 동은 1966년도에 지어졌다. 원래 해당 건물은 서울시교육청이 정기적으로 진행하던 안전 점검에서 계속 C등급이 나왔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정기 안전 점검에서 처음으로 “정밀 점검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정밀 안전 점검’을 실시했고, D등급이 예상돼 ‘정밀 안전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D등급은 재난 위험 건물로 취급된다. 이후 작년 12월 서울시교육청은 전문 업체에 해당 건물의 정밀 안전 진단 용역을 맡겼고, 최종 안전 등급 결과는 이달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