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 1인당 국민소득 日·대만보다 높아…‘4만 달러’ 달성 환율 ‘관건’” [종합]

입력 2025-03-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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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발표
1인당 국민총소득 3만6624달러…원화 약세로 달러 증가폭 1.2% 그쳐
작년 GDP 4분기 0.1%·연간 2.0% ‘속보치 동일’…“올해 1분기 전망 유효”

작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일본과 대만을 제치며 세계 6위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원화 약세로 달러 환산액이 줄면서 1년 전보다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환율 향방에 따라 ‘4만 달러’ 시대 진입 시기가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5일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을 통해 작년 1인당 GNI는 4995만5000원으로 전년대비 5.7% 증가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1.2% 증가한 3만662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자체적으로 시산한 대만 3만5188달러, 일본 3만45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세계 6위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1인당 GNI가 큰 나라는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순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는 3만8500달러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화 기준 1인당 GNI 증가율이 달러 기준보다 높았던 배경에는 환율 영향이 컸다. 작년 원화 절하율은 4.3%로 나타났다. 일본의 엔화는 7.4%, 대만의 대만 달러는 3.0% 각각 절하됐다.

한은은 ‘1인당 4만 달러’ 시대 달성 시기는 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14년 3만 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작년까지 11년째 3만 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강창구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소득부장은 “IMF(국제통화기금)에서 (한국의) 4만 달러 달성 시기를 2027년이라고 예상한 것이 있는데 그 뒤에 우리나라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1분기 성장률 전망치 유효…내수 활성화 조치 등 상방 요인”

한은은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조사국에서 예상한 1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0.2%다.

작년 4분기와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각각 0.1%, 2.0%로 속보치와 같았다. 분기 기준으로는 민간소비는 속보치와 같은 0.2%를 기록했다. 정부소비는 속보치(0.5%)보다 0.2%포인트(p) 증가한 0.7%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는 속보치(-3.2%)보다 하락폭을 확대하며 -4.5%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2분기(-5.1%) 이후 14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왼쪽부터) 이현영 지출국민소득팀장, 강창구 국민소득부장, 박창현 국민소득총괄팀장, 김건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한국은행)
▲(왼쪽부터) 이현영 지출국민소득팀장, 강창구 국민소득부장, 박창현 국민소득총괄팀장, 김건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한국은행)
연간으로는 지출항목별(전년대비 기준)로 민간소비 증가세(1.8→1.1%)가 둔화되고 건설투자(1.5→-3.0%)가 감소 전환됐다. 수출(3.6→7.0%), 정부소비(1.3→1.8%), 설비투자(1.1→1.6%)는 각각 증가폭이 확대됐다.

강 부장은 “건설투자는 착공이나 수주가 위축된 게 계속 누적된 것이 있어서 올해도 쉽사리 부진한 흐름을 회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정부가 SOC 투자를 상반기에 집중하는 등 상방요인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서는 온라인 소비 확대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이현영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최근에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소비를 많이 하고 있고, 온라인 소비 쪽으로 구매가 옮겨 가기 때문에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라서 그 부분은 어느 정도 같이 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들을 철수하고, 매장에 부동산 개발공급을 하게 된다면 그 쪽으로 오히려 성장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4.1% 올랐다. 내수 디플레이터는 1.8% 상승했다. 수출 및 수입 디플레이터는 각각 7.4%, 4.3% 상승했다.

강 부장은 GDP 디플레이터가 물가 미칠 영향에 대해 “내수물가는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다만 수입물가가 오른다면 국내 원재료나 최종재, 소비재를 통해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기업들이 어떻게 가격을 전가하는지에 따라서 시차가 걸릴 수 있다. 수입물가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서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현재까지는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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