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韓 경제, S·D·R 공포에 좌우…‘U자형 회복’ 금리 인하·재정 확대 필요”

입력 2025-03-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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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경제연구실장, 5일 ‘최근 경제동향과 경기 판단’ 발간
“S·D·R 공포 이외 소비 회복 지연, 건설업 고용 쇼크 등 리스크”
“수출 경착륙, 내수 여건 개선 못하면 ‘L’자형 불황 시나리오 가능”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상승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71(1.70%)포인트 상승한 2671.52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39.2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상승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71(1.70%)포인트 상승한 2671.52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39.2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우리나라 경제의 방향성이 미국 스태그플래이션(Stagflation·S), 중국 디플레이션(Deflation·D), 세계 경제 침체(Recession·R) 공포 등으로 좌우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5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를 통해 “제로 성장에 가까운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의 장기화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요 부문별 경기 동향을 △소비 절벽 △ICT 투자 침체의 장기화 △건설투자 장기 불황 △주력 산업 및 핵심 연령층의 고용창출력 감소 △공급측 물가 상승 압력 증대 △민간 경제심리 반등 등으로 짚었다.

그러면서 주 실장은 “향후 한국 경제는 S(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와 D(중국의 디플레이션)에 따른 R(세계 경제 침체)의 공포, 가계 심리의 개선 속 소비 회복의 지연,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건설업 고용 쇼크 등의 리스크 요인에 따라 그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주 실장은 ‘S·D·R 공포’에 대해 “세계 경제 규모(2024년 GDP)의 43.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교역 전반의 위축이 우려되고 이에 따라 현 한국 경제의 유일한 성장 엔진인 수출 동력이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인 주택시장이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은 현재 경기부양책이 무용지물이 되는 전형적인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수출 경기가 본격적으로 하강하면서 경제 성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가계 심리에 대해서는 소비심리가 반등하고 있으나 빠른 회복을 기대하는 것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소비 여건이 다르다고 봤다.

주 실장은 “최근 계엄·탄핵 정국으로 침체됐던 소비심리가 반등하고 있으나, 소비 여건의 개선이 미흡해 향후 빠른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직후 실물 소비 지표가 개선된 것은 금리, 경제 상황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인데, 현재의 소비 여건은 소비 심리 개선이 실물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게 만들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건설업 고용 쇼크도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는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1월 건설업 취업자수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8.1% 감소했다. 1월 건설업에서의 취업자수 감소분 16만9000명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4월 22만 명 감소 이후 최대폭이다.

주 실장은 “건설업은 높은 고용창출력을 가지기 때문에, 건설 경기의 장기 침체는 고용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면서 내수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 실장은 ‘U자형’ 완만한 회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 재정 지출 확대 등 정책을 수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2.75%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2.25~2.50%로 예상하고 있다.

주 실장은 “U자형 완만한 회복 시나리오는 수출 경기 하강 속도가 완만하고 내수 경기가 정책적 도움(금리 인하의 가속 및 재정 지출 확대) 등을 통해 심리적 개선이 이뤄지고, 소비와 건설투자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모멘텀이 형성될 경우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완만하게 개선되는 경로”라고 설명했다.

‘L’자형 장기 불황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수출 경기가 경착륙하거나, 내수 여건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경기 전환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침체가 이어지는 장기 불황 국면이 지속되는 경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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