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아이콘 존 시나가 은퇴 투어를 앞두고 20여 년 만에 턴힐(악역 전환)을 감행해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존 시나는 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도 로저스 센터에서 개최한 WWE 프리미엄 라이브 이벤트 2025 엘리미네이션 체임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그는 오랜 라이벌인 CM 펑크를 자신의 필살기 중 하나인 'STF'로 제압하면서 존재감을 부각했다. 이로써 존 시나는 4월에 열리는 메인 이벤트 '레슬매니아 41에'서 통합 WWE 챔피언십 코디 로즈에게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이렇게 시대를 풍미한 존 시나와 새로운 아이콘 코디 로즈와의 대결이 확정된 가운데 충격적인 스토리로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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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2003년 이후 선한 역할만 도맡은 '피스메이커' 존 시나가 악역으로 돌아선 것.
권력자형 악인으로 분한 '더 락' 드웨인 존슨은 통합 WWE 챔피언 도전권 확정 무대에서 현 WWE 챔피언 코디 로즈에게 "너의 영혼을 팔라"며 자신과 함께할 것을 권유했다.
WWE와 UFC를 보유한 TKO그룹홀딩스의 이사인 더 락은 현재 WWE에서 자칭 '파이널 보스'라며 악역의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코디 로즈는 자신에게 영혼을 팔라는 더 락의 제안을 끝내 거절했고 존 시나와 포옹하며 환호성을 끌어냈다.
이에 존 시나는 이내 표정을 바꾼 뒤 기습적으로 로우 블로를 시전하며 코디 로즈를 린치했다. 이후 더 락과 함께 코디 로즈를 짓밟는 모습으로 관객과 시청자들을 경악에 빠트렸다.
통상 각본대로 움직이는 프로레슬링에서 선한 역에서 악역으로 전환하면 팬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하지만 존 시나의 턴 힐 순간에는 환호성이 빗발쳤다.
그간 존 시나는 22년간 악인 형 레슬러와 싸운 '탑 페이스'(선한 역)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오죽하면 팬들은 그의 이미지에 질려서 야유를 보낸 바 있을 정도다.
이날 엘리미네이션 체임버 마이크 워크는 존 시나에 대한 마지막 남은 부정적인 반응마저 긍정적으로 바꿔내면서 역대 최고의 레슬매니아를 기대하게 했다.
특히 시나가 한 번 더 월드 타이틀을 들어 올리면 릭 플레어(16회)를 제치고 최다 기록(17회)을 세우는 만큼 그가 최다 기록을 세우기 위해 권력에 굴복했다는 턴힐의 개연성도 충분했다.
다만 부족했던 코디 로즈와의 대립 서사에 비판이 있었는데, 이 사건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채워줬다. 브록 레스너, 로만 레인즈가 이끄는 블러드 라인과 더 락 등 숱한 시련 끝에 챔피언 자리에 오른 코디 로즈가 존 시나의 계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트리플 H의 뒤를 잇는 더 락의 이미지도 끌어올리면서 앞으로의 흥행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한편 WWE 레슬매니아는 다음 달 19일과 20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