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기쁨 미룰 필요 없어”
포브스 400대 부자 중 19명만 등재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겸 블룸버그통신 설립자가 2년 연속으로 비영리단체에 가장 많은 돈을 기부한 미국인에 선정됐다. 25년 누적으로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최고 액수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자선활동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는 이날 지난해 비영리단체에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미국인 50인을 선정한 ‘필란트로피 50인’ 명단을 발표했다.
필란트로피(Philanthropy)는 사랑이라는 뜻의 라틴어 단어 필로스(Philos)와 인류를 뜻하는 안트로포스(Anthropos)가 합쳐진 말로 인류애를 기반으로 사회적 약자의 삶에 관심을 두고 이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전문성 있는 조직에 돈을 기부하거나 공익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지칭한다. 동정심·측은지심 등 개인적인 감정에 주로 기인한 자선활동인 ‘채러티(Charity)’와 구분된다.
조사결과 이들 50인이 작년 기부한 액수는 162억 달러(약 24조 원)로 집계됐으며, 개별 기부금의 중간값은 1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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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블룸버그 전 시장이 예술ㆍ교육ㆍ환경ㆍ공중 보건 단체ㆍ도시 개선 등을 위해 한 해 동안 총 37억 달러를 기부해 전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자신의 재단인 ‘블룸버그 필란트로피’를 통해서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자신의 모교인 존스홉킨스대에 10억 달러를 기부해 의대 학비를 전액 면제하고 간호 및 공중보건 학생들에게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필란트로피에 보낸 이메일에서 “죽을 때까지 부를 쌓아두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왜 스스로 만족을 미루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나는 매우 운이 좋았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자녀와 손주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를 포함해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을 기부한 미국인은 총 6명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 공동 창립자인 리드 헤이스팅스와 그의 아내(2위), 델테크놀로지 창업자인 마이클 델과 그의 아내(3위), 버핏(4위), 메타 공동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5위), 은퇴한 교수 루스 고테스만(6위) 등이다.
90대의 고테스만 여사는 자신이 교수로 재직했던 뉴욕 소재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에 10억 달러를 기부했다. 그의 재산은 투자회사 퍼스트맨해튼 설립자이자 버핏의 버크셔 초기 투자자였던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것이다.
올해로 필란트로피 50인 명단 발표 25주년을 맞은 가운데 누적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인물은 버핏으로, 그는 494억 달러를 내놓았다. 이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와 그의 전처 멀린다의 재단이 340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버핏,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블룸버그가 2000년 이후 기부한 액수는 50인 전체 기부액 3145억 달러 가운데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AP는 “작년 포브스에 등재된 가장 부유한 400인 가운데 19명만이 필란트로피 5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면서 “미국에서 손꼽히는 부자라고 모두 목록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