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공급망·사이버 등 다양한 리스크,
과학·데이터·엔지니어링으로 막을 수 있어"

루이스 그리초 FM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적 연구와 엔지니어링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최대 재물보험사인 FM은 약 200년 전 미국 산업혁명 시기 화재보험사로 문을 열었다. 현재는 '대부분의 재물 손실은 예방할 수 있다'는 비전 아래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 선정 1000대 기업을 포함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그리초 CSO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화재 위험도 변화하고 있다"며 "FM의 과학적 연구는 단순한 화재에 관한 과학 연구를 넘어 훨씬 더 깊고 광범위한 영역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리초 CSO는 FM이 수행하는 연구와 보험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데이터 과학, 분석, 인공지능(AI) 활용의 차이를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분석과 AI는 중요한 요소지만, FM은 물리학, 엔지니어링, 실험을 결합해 더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FM은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세계 최대 규모의 화재 실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연구소에서는 매일 대형 화재 실험을 수행하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적의 재물 보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화재는 상업 및 산업 시설에서 가장 큰 손실 요인이기 때문에 예방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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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의 연구는 단순한 화재 방지를 넘어 기후 변화, 사이버 리스크, 산업 자동화 및 로봇 도입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초 CSO는 "현재 가장 중요한 과학 연구 중 하나는 기후 과학"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극한 기후에 대한 이해는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지속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FM의 연구 범위는 기업의 재물 손실이나 사업 중단을 유발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포함한다"며 "단순한 보험 보장이 아니라,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FM의 핵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FM은 전 세계 1900명 이상의 재물 손실 방지 엔지니어와 협력하고 있으며, AI를 활용한 리스크 분석도 적극 추진 중이다. 그는 "FM 엔지니어들은 사업장을 한 번 방문할 때마다 400개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를 활용해 이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는 FM이 주목하는 핵심 연구 분야다. 전통적인 보험사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을 평가하지만 FM은 최신 기후 과학을 접목한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시한다.
그리초 CSO는 "홍수, 극한 기온, 해수면 상승 등 기후 변화로 인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며 "FM은 이를 대비해 맞춤형 보호 전략을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기후 리스크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FM의 기후 리스크 접근 방식은 세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의 기후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것, 기후 변화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물리적 이해, 미래의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고객들이 각 사업장에서 예상할 수 있는 위험 증가에 대해 조언하고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면서 FM은 고객과 협력해 각 기업의 공급망 내 취약점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에서 기후 리스크가 증가하는 경우 해당 지역의 생산 및 물류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대응책을 제시한다.
FM은 제조업의 산업 제어 시스템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도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리초 CSO는 "산업 제어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으로 중단되면 기업의 생산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며 "FM은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FM은 한국 시장에서의 파트너십을 중시하고 있다. 한국의 전자, 반도체, 배터리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혁신을 이루고 있지만, 동시에 복잡한 리스크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리초 CSO는 "한국은 기술적으로 발전한 매우 혁신적인 사회이며 FM이 제공하는 기술 중심의 보험 상품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면서 "향후 한국 시장에서 더욱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FM은 한국 내 엔지니어링 팀을 통해 산업별 맞춤형 위험 분석과 대응책을 제공하고 있다"며 "FM이 보유한 손실 예방 및 재물 보호 데이터 시트(FMDS)를 적용해 한국 기업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FM은 단순한 보험사가 아니라 연구소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수행하는 연구 결과를 실제로 적용해 손실을 줄이는 독창적인 방식이 FM의 강점"이라며 "일반적인 보험사들이 통계 분석을 통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것과 달리, FM은 엔지니어들이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위험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리초 CSO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화재 시험 및 연구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 제조업 및 산업 시설의 화재 위험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FM은 한국 기업 및 기관들과의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리초 CSO는 "FM은 한국 시장에서 더욱 확장할 의지를 갖고 있으며, 한국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며 "FM이 가진 과학적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