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출시 후 뜨거운 반응...1991년 1윌 올라 40년 라면 왕좌 차지
신라면 블랙ㆍ볶음면ㆍ건면ㆍ툼바 등 입맛 변화 맞춰 라인업 확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라면을 단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이 제품이 아닐까. 1986년 첫 출시된 이후 40년 가까이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신라면이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국내 매운 라면의 대명사가 된 신라면은 지난해까지 국내 봉지라면 시장 1위를 지키는 등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신라면의 첫 시작은 어땠을까.
13일 농심에 따르면, 회사는 1980년대 경기도 안성 스프전문공장에서 스프 제조에 주력해 왔다. 당시 안성탕면과 짜파게티 등으로 라면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던 농심은 기존보다 고급 이미지를 가진 제품으로 확실한 시장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신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바로 매운 맛 콘셉트의 신라면이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실무팀은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 맛’을 실험했다. 하루에도 20번 넘게 매운 국물을 비교하며 ‘특별하면서도 보편적인 깊은 매운 맛’을 찾는 데 고심했다. 단순히 고춧가루에서 비롯되는 매운 맛에는 한계가 있었던 만큼 유명 음식점들을 돌면서 다진 양념을 연구하면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프와 어울리는 면을 찾기 위해 200여 종의 면류도 탄생과 폐기를 거쳤다. 소비자들에게 매운 맛을 강조하기 위해 상표등록까지 '매울 신(辛)'자를 쓸 정도로 마케팅에도 적극적이었다.
신라면은 출시 직후부터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출시 석 달 만에 30억 원 가까운 매출액을 올렸고 이듬해인 1987년에는 180억 원을 웃돌았다. 출시 5년 만인 1991년에는 라면시장 1위로 등극했다. 신라면의 인기는 여전히 굳건하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신라면의 소매점 매출은 3836억 원으로 라면(봉지 용기) 중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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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의 오랜 역사와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만큼 신라면 라인업도 확장되고 있다. 기본 신라면 외에 신라면 블랙, 볶음면, 건면, 더 레드, 툼바 등 상품이 있다. 특히 신라면의 매운맛과 생크림, 체더치즈, 파마산치즈가 혼합된 신라면 툼바는 출시 4개월 만에 국내에서 2500만 봉지가 판매되며 지난해 농심의 최고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그런데도 기본 신라면 패키지와 리뉴얼은 2014년 단 한 번에 그쳤다는 점은 ‘스테디셀러’의 자신감이 아닐 수 없다.
2025년 기준 신라면의 스코빌 지수는 3400이다. 최근 제기된 젝신라면의 스코빌 지수 변화설에 대해 농심은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신라면 개발 당시만 하더라도 스코빌 지수를 정해놓지 않았고, 스코빌 지수의 근간이 되는 고춧가루(캡사이신) 외 마늘, 후추 등 매운맛을 내는 여러 재료가 혼합된 만큼 해당 지수에 연연하거나 별도로 기록한 적은 없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개발 초부터 고춧가루뿐 아니라 마늘, 생강 등과 같이 전통 한식 국물류에 사용되는 다진 양념에 기반을 둬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라면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매운맛을 내는 데 중점을 두고 만든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