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관세 긴장감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서도 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열기를 보여주는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8일 기준 56조529억 원으로 일주일 전(54조9588억 원) 대비 1조 원 넘게 늘어났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같은 기간 85조4943억 원에서 87조4806억 원으로 2조 원 넘게 증가했다. 예탁금과 CMA 잔액은 증시에 투자하기 전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빚투'성 자금들도 함께 늘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같은 기간 17조8110억 원에서 18조2231억 원으로, 위탁매매미수금은 89조1045억 원에서 90조4949억 원으로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개인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돈을 뜻하며, 위탁매매미수금은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를 대신해 지급한 주식 결제 대금 중 아직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통상 주가가 오를 때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강해져 해당 수치도 동시에 증가하므로 투자심리를 엿볼 수 있는 척도로 활용된다.
최근 국내 증시는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조정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캐나다 등에 대한 관세 부과와 이에 따른 보복관세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외 증시도 타격을 받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1~28일 6거래일간 121.38포인트(-4.57%), 코스닥지수는 24.31포인트(-3.1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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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열기가 꺼지지 않는 것은 국내 증시는 물론 물론 해외증시에 대한 저가매수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따르면 지난달 21~28일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상위 3개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테슬라 주가·나스닥 지수 관련 레버리지 ETF 상품으로 나타났다.
1위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일일 성과를 3배로 추종하는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2억522만 달러)다.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1억8786만 달러), 테슬라(1조4917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에서도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이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5580억 원), 삼성전자(5132억 원), 현대차(2976억 원), 에코프로비엠(1671억 원) 등을 많이 사들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국내 증시는 지난달 가격 조정에서 회복할 것"이라며 "낮아진 금리와 수출 회복이 투자심리에 우호적일 수 있으며 거래대금 증가로 증시 활성화가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