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경쟁 속 기술자립·군사력 강화 의지 내비쳐
R&D 지출, 전년 대비 10% 증가
대만에 대한 압박 더 커질 수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업무보고를 발표하면서 “전국 인민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우리는 발전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리 총리의 업무보고 연설은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처음 나선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직전에 이뤄졌다. 사실상 패권 경쟁국인 미국과 나란히 자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나선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과 미국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자국의 기술 자립과 군사력을 높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지가 두드러졌다. 리 총리는 “우리는 신흥산업과 미래 산업을 육성할 것”이라면서 “양자기술, 인공지능(AI)과 6세대(6G) 이동통신망 같은 기술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는 메커니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연구개발(R&D) 지출에 3980억 위안(약 79조 원) 예산을 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규모다.
국방예산 증액 규모는 4년 연속으로 7%대를 유지하기로 했다. 인력 감축 등을 통해 국방예산을 줄이려는 트럼프 행정부와 대조적인 분위기다. 이에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련 뉴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주드 블랜쳇 중국 리서치센터 소장은 “중국은 현재의 무역전쟁이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휴전 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신중하게 낙관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중국은 미국이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적대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기술적 우위와 경제를 추구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