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6.3%↑…환율·유류세 인하축소 영향
신선식품지수 1.4%↓…35개월 만 하락 전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갔다. 고환율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116.08(2020년=100)로 전년 같은 달보다 2.0% 상승했다.
전달(1월·2.2%)보다는 소폭 둔화했지만 2개월째 2%대를 이어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1.6%)부터 12월(1.9%)까지 4개월 연속 1%대를 이어갔지만 차츰 오름세를 보이면서 올해부터 2%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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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성질별로 상품 물가는 1년 전보다 1.9%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1.0%, 공업제품은 2.0%, 전기·가스·수도는 3.1% 각각 상승했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석유류가 1년 전보다 6.3%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24%포인트(p) 끌어올렸다. 휘발유는 7.2%, 경유는 5.3% 상승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유가는 작년 이맘때에 비해 큰 변동은 없었다"며 "다만 환율은 작년 2월에 (달러당) 1339원, 이번달에는 1447원으로 파악돼 유가 상승의 한 축이 됐고, 유류세 인하 축소분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무(89.2%), 배추(65.3%), 당근(59.6%), 배(21.9%)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파(-31.1%), 토마토(-19.5%), 오이(-14.8%) 등은 가격이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2.1% 상승했다. 집세는 0.7%, 공공서비스는 0.8%, 개인서비스는 3.0% 각각 상승했다.
전체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체감물가에 가까운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생선, 채소, 과일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4% 하락했다. 이는 2022년 3월(-2.1%) 이후 35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신선어개(2.1%)와 신선채소(1.4%)는 상승했지만 가중치가 가장 높은 신선과실(-5.4%)이 5% 이상 하락한 영향이다. 신선과실은 지난해 11월(-8.6%) 이후 최대 폭 하락이다.
이 심의관은 "2023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채소류 상승 폭이 매우 컸기 때문에 올해는 하락 폭이 확대됐다"며 "기상여건 악화로 배추, 무 등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지만, 산지 출하량이 증가한 파나 토마토, 오이 등은 하락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1.8% 올랐다. 이 심의관은 "이번 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영향이 제일 컸다"며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