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및 소재사 부스 관람
첫 여성 의장 황덕남 사외이사 동행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6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이차전지 소재 사업 영향에 대해 “운이 좋게도 캐즘 기간에 공장을 짓고, 캐즘 속도를 보면서 생산이나 판매(전략 등)를 도모할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 축소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 참석해 고려아연 부스를 둘러본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은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불리는 이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리사이클링(재활용) 등 3대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는 니켈부터 전구체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과 전해동박 생산이 핵심이다.
최 회장은 “전구체 공장은 연산 2만 톤(t) 규모로 완공돼 올해부터 양산 체제로 들어갔고, 올인원 니켈 제련소는 2026년 완공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캐즘 종료 시점이 2026년 전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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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LG화학이 전구체가 없는 ‘전구체 프리 양극재’ 생산을 발표한 것과 관련, 최 회장은 “오히려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전구체는 양극재로 가기 전 단계인데, 이 과정을 없앤다면 니켈 원료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에는 좋은 일”이라고 부연했다.
본업 전망도 나쁘지 않다. 아연의 경우 제련수수료(TC)나 가격 등이 비우호적 환경이지만, 희소금속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저희가 만드는 희소금속 중 안티몬, 비스무트, 인듐, 테룰륨 등은 작년과 올해 중국에서 수출 규제를 시작하며 가격이 급속도로 올라가고 있다”며 “올해는 특히 이런 희소금속들이 영업이익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며, 원가 경쟁력도 계속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을 시작으로 LS그룹, 에코프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포스코퓨처엠 부스를 차례로 둘러보며 각 사의 사업 현황과 주요 제품 등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이 자리에는 최내현 켐코 회장,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황덕남 사외이사(이사회 의장) 등이 동행했다.
황 의장은 고려아연의 이사회 독립성에 대해 “달리 문제를 제기해야 할 상황은 아직까지 없었다”며 “고려아연은 우리의 국가를 위해서도 잘 운영해야 하고, 오래 존속해야 할 회사”라고 답했다.
한편 최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법원에 신청한 임시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와 관련해선 “겸허히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