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이 연 매출 2조 원을 넘기는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제약업계가 현금·주식 배당을 진행하며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달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450원에서 500원으로 확대해 총 375억 원의 배당을 결정한다. 지난해 제약업계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을 넘긴 유한양행은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 중이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은 2조677억 원, 영업이익은 476억 원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에는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가치 환원을 위한 밸류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밸류업 계획을 살펴보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2027년까지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CAGR)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2027년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8%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또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평균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1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1%를 소각하기로 했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순이익 중에서 주주에게 얼마나 많이 환원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매출과 이익 성장, R&D 역량 강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증액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주당 1500원의 배당금으로 국내 제약업계 중 가장 높은 배당금을 책정했다. 총 171억 원 규모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1조6799억 원, 영업이익 3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 감소했다.
GC녹십자는 지난달 7일 2025~2027년 3개년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공시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기본 원칙으로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며 “제약업종의 특성상 지분 변동, 라이선스 인·아웃(기술 도입·수출) 등 일회성 비경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은 별도로 배당에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955억 원, 영업이익 2162억 원을 기록한 한미약품은 9년 만에 최대 규모 현금배당을 예고했다. 한미약품은 보통주 1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 한미사이언스는 보통주 1주당 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총 262억 원 규모다.
한미약품은 5일 ‘2025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2033년까지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톱티어(Top-tier)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2021~2024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 7.5%를 기록한 한미약품은 2025~2027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2023년 6%대였던 주주환원율을 2025~2027년 25% 이상으로 확대하고, 2027년까지 주당 배당금을 200%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한미약품은 C레벨 경영진이 참여하는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미약품 시설 방문의 날’을 도입해 주주 및 투자자와 소통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대웅제약 1주당 600원, 종근당 1주당 1100원, 동아쏘시오홀딩스 1주당 1000원, 삼진제약 1주당 800원, 대원제약 1주당 300원 등의 배당금이 예정돼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업계 대비 배당이 낮은 편이었지만, 제약업계에도 투자자 등의 요구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를 고려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대내외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업 신뢰도 향상, 장기 성장성 측면 등을 고려해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고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