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에 널뛰는 韓…한 달 시간 번 현대차 vs 보조금 날릴 판인 삼성·SK

입력 2025-03-06 14:1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생산 최대한 활용
기아 멕시코공장 수출 다변화 꾀할 듯
“반도체 현지 투자 기업 자본으론 불가”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사진=현대차그룹)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를 대상으로 한 25% 관세에서 자동차 분야를 한 달간 유예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을 비롯한 현대자동차그룹, 부품사들은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면 지원금을 주는 반도체법을 폐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 달 2일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도 잇따라 예고되면서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6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간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4일부터 캐나다와 멕스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으나, 미국 자동차 업계가 차량 가격 상승 등 관세로 인한 우려를 전달하자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관세 유예 조치로 멕시코에 현지 생산거점이 있는 현대차그룹은 한 달 정도 대응책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기아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은 지난해 27만여 대의 차량을 생산했고, 이 가운데 62%를 미국에 수출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대형 부품사들도 멕시코 내 거점을 활용해 현대차ㆍ기아 북미 생산 공장에 납품하고 있었다.

다만 이번 조치가 관세 부과 취소가 아니라 유예라는 점과 다음 달 2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도 언급된 상황이라 기업들은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내 생산을 늘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 가동될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량을 최대로 늘려 미국 내에서 최대 120만 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기아도 멕시코 공장 생산량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수출지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투자 압박을 하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내 새로운 투자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룹 계열사 현대제철은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신규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 정책이 계속 변동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금 전제로 미국 투자 약속한 삼성·SK 비상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트럼프의 보조금 지급을 무산시키겠다는 발언으로 난감해진 상태다. 양사는 지난해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보조금을 전제로 현지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최첨단 파운드리 시설을 건설하는 조건으로 미 상무부와 47억4500만 달러(약 6조9000억 원)의 직접 보조금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설립하는 대가로 4억5800만 달러(약 6639억 원)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 증설은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된다”며 “더구나 지금처럼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 자본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커다란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확정받은 보조금을 당장 전면 철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향후 보조금 지급 규모를 축소하거나 투자 확대를 압박할 수 있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전 정권에서 보조금 지급을 보증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100% 취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지 공장 투자 확대를 빌미로 보조금을 축소하려는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은 현지에 있는 기존 라인은 안정화시키고, 생산량을 늘려 미국 내에서도 반도체가 잘 공급되게끔 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 정부도 상호 완충할 수 있는 협상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BTS는 넘사벽…K팝, 미국 시장 순위 기록 [그래픽 스토리]
  • ‘왜 이렇게 싸?’…호기심 반 경계심 반 다이소 건기식 매대 [가보니]
  • 단독 “상품 못 주겠다” 식품사들, 홈플러스에 줄줄이 ‘신규공급 중단’
  • 취업준비 바쁜 청년이라면…최대 300만 원 주는 ‘서울시 청년수당’ 신청해볼까 [경제한줌]
  • 경기 포천 민가서 공군 오폭 사고…15명 부상
  • '미스터트롯3' 시청률ㆍ화제성 예전만 못한데…'톱7'으로 반등할까 [이슈크래커]
  • "대박 보증 수표" 강호동…그가 사는 '대림아크로빌'은 [왁자집껄]
  • 터치 한번에 스테이킹…거래소에서 투자 파이 늘리는 법 [코인가이드]
  • 오늘의 상승종목

  • 03.0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273,000
    • -0.54%
    • 이더리움
    • 3,338,000
    • +1.71%
    • 비트코인 캐시
    • 580,000
    • +2.47%
    • 리플
    • 3,848
    • +4.17%
    • 솔라나
    • 218,800
    • +1.77%
    • 에이다
    • 1,380
    • -3.9%
    • 이오스
    • 824
    • +2.23%
    • 트론
    • 358
    • -1.92%
    • 스텔라루멘
    • 451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53,900
    • -2.71%
    • 체인링크
    • 24,950
    • +5.63%
    • 샌드박스
    • 473
    • +3.0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