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일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강동·강북·노원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또 서울에서 생애 첫 집 마련에 나선 인원도 4개월 만에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말부터 주택 매수 시기를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이 서울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하고,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대출 문턱까지 낮아지자 관망세를 풀고 본격적으로 움직인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 2월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량은 4501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 기한(거래 후 30일)이 2주 이상 남았지만 이미 1월 거래량(3353건)을 넘어섰다. 이에 2월 거래량은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3000건 수준에서 6개월 만에 4000건 이상을 기록 중이다.
서울 내 지역별로는 강동구와 강북구, 노원구, 성동구, 양천구 등에서 2월 기준으로 거래량이 급증했다. 특히 이들 지역은 성동구를 제외하면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곳이자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지역별 아파트 거래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강동구는 1월 191건에서 2월 310건으로 62.3%(119건) 증가했다. 강북구는 같은 기간 50건에서 80건으로 60.0%(30건) 늘었고, 양천구는 114건에서 186건으로 63.2%(72건) 급증했다. 이 외에도 노원구는 213건에서 302건으로 41.8%(89건), 성동구는 179건에서 303건으로 69.3%(124건)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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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서울 내 생애 첫 집 마련 건수도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날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 2월 서울 내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생애 첫 매수 건수는 4074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마감하고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5167건까지 늘었지만 생애 첫 집 매수는 줄곧 줄어들어 올해 1월에는 2812건까지 쪼그라든 바 있다.
이렇듯 서울 전역에서 매수세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로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매수세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매수에 나서는 움직임이 빨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누적 0.35% 상승해 전국에서 사실상 홀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울산만 0.05% 상승으로 턱걸이 중이며, 다른 지자체는 모두 하락 중이다.
앞으로 서울 내 아파트 매수세는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 강남 4구 집값이 오른 것은 갈아타기를 포함한 투자 수요가 늘었다는 얘기고, 외곽지역 거래량이 늘고 첫 집 매수세가 증가한 것은 실수요자들이 그만큼 유입됐다는 것”이라며 “지난달 강남 일대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와 기준금리 인하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집값이 장기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인 상승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준금리도 당분간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고 서울 내 입주 물량 감소와 전셋값 상승세 역시 계속되고 있으므로 향후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우상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