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일반 상거래 채권 100% 변제”
“회생 빠르게 끝낼 것”…정상화 의지 강조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홈플러스가 상품권 결제 중단과 납품업체 공급 중단 등 후폭풍에 시달리면서 설립 이후 최대 위기다. 홈플러스는 정상 영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상품권과 협력사 대금 변제에 이상이 없다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자금 수혈 없이는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홈플런 is BACK(홈플런)' 등의 대규모 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하며 점포 정상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런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창립 28주년 단독 슈퍼세일 행사로 13일까지 주차별로 최대 1만5000여 개의 상품을 대규모 할인한다. 앞서 700원대 삼겹살로 인해 3.1절 연휴 주말엔 각 점포마다 인산인해였다.
하지만 연휴 직후 기습적으로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4일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소비자와 협력업체, 투자자들 모두를 혼란에 빠지게 했다. 특히 지난해 유통가를 휩쓴 이른바 ‘티메프(티몬ㆍ위메프)’ 사태가 연상케 하는 지급 결제 우려가 증폭되면서 유통가 전반의 홈플러스 보이콧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기업회생절 차 개시 당일엔 CJ푸드빌, 신라면세점, HDC아이파크몰, 에버랜드 등 홈플러스 제휴사들이 잇달아 상품권 결제 거부 조처를 단행했다. 일부 소비자들도 홈플러스 상품권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매물로 올리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제조사들도 홈플러스 대금 정산 지연을 우려해 납품을 중단하는 상황이다. 동서식품,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주류 제외), 삼양식품, 팔도 등 주요 식품사를 비롯해 LG전자 등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잇달아 제품 공급을 일시 정지했다.
관련 뉴스
상황이 확산하자, 홈플러스는 급히 수습에 나섰다. 상품권에 대해선 “홈플러스 전 매장에서 정상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며 “상품권은 100% 변제가 이뤄지는 일반 상거래 채권”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상품권 발행을 최소화해 왔고, 현재 미사용 잔액은 400~500억 원대 수준”이라며 “96% 이상이 홈플러스 매장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휴처 사용 비중은 4% 미만으로, 이는 홈플러스 전체 매출에서 매우 미미하다고 부연했다.
제조사 납품 중단에 대해서도 정상 영업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상호소통 중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기업회생 절차 개시로 일시중단했던 일반 상거래 채권(물품 대금)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 홈플러스의 가용 현금 잔고는 3090억 원이며, 3월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순현금 유입액이 약 3000억 원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돼 협력사 납품 대금 지급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 중이라도 일반 상거래 채권은 100% 변제되는데,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우려로 (납품업체들이)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협력사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