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로드 페어링' 등 팰컨9 조립 작업에 시간 소요
발사 연기 흔한 일…'제임스 웹'은 몇 주 간 밀리기도

한국 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합작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의 발사가 임박했다.
5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스피어엑스는 8일 낮 12시 9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피어엑스는 당초 2월 28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그간 5차례 발사 일정이 연기됐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지난달 28일에서 이달 1일로, 1일→3일, 3일→5일, 5일→7일, 7일→8일로 밀렸다.
발사가 미뤄진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망원경을 실어 보내는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발사체 조립과 점검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면서다.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 현지 날씨 및 발사 순서 조정 등도 영향을 미쳤다.
나사는 기술자와 엔지니어들이 2일(현지시간) 스피어엑스의 '페이로드 페어링(payload fairing, 위성 보호 덮개)' 조립 작업을 완료해 캡슐화했다고 5일 밝혔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5일로 미뤄진 원인이 조립 관련인데, 이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것"이라며 "조립에 대한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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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관계자는 "모든 디테일이 (우리 측에) 공개되지는 않지만, 현지에 가 있는 (한국) 실무진이 공신력 있는 관계자로부터 구두로 듣고 상황을 확인·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이로드 페어링은 발사체 상단에서 위성을 보호하는 일종의 덮개이다. 양쪽으로 발사체를 덮어 대기의 혹독한 환경에 위성을 보호하는 장벽 역할을 한다. 페이로드 페어링은 발사체가 1·2단 분리된 뒤 마지막에 일정 고도에 이르면 최종 분리된다.
페이로드 페어링은 발사체의 성능과 임무 성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구성요소로, 우주 발사 기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2009년 8월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는 발사 당시 페어링 나머지 한쪽이 분리되지 않으면서 위성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우주항공청은 발사가 당초 계획보다 1주일 이상 지연됐지만, 임무 수행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우주 발사체는 계획보다 발사가 미뤄지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도 발사 직전인 2021년 11월에 작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몇 주간의 추가적인 지연이 발생한 적이 있다. 망원경을 로켓에 장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추가 테스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청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경우도 발사 전 로켓과 탑재체 연결 문제 및 기상악화 등으로 여러 번 발사 지연이 된 바 있다"며 "스피어엑스도 현지 상황에 따라 또 다시 발사 일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스피어엑스는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를 제작해, 우주 탄생과 생명 진화 과정을 탐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망원경이다. 우리 은하 내에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물과 이산화탄소의 분포를 지도화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파악할 예정이다. 천문연은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예산 150억 원을 투입했다.
이번 발사에는 나사의 PUNCH 위성도 함께 탑재된다. PUNCH 위성은 지구 저궤도를 도는 소형 위성으로, 태양권 내부 전체를 3D로 관측해 태양의 코로나가 태양풍으로 변하는 과정을 탐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