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ECD 29개국 중 28위

일하는 한국 여성의 여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여성의 날’(3월 8일)을 사흘 앞둔 5일(현지시간) 지난해 기준 ‘유리천장지수’를 발표했다. 노동 참여율, 급여, 유급 육아 휴직, 정치적 대표성, 기업 임원 비율 등 10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여성의 근무 환경을 수치화한 것이다. 2013년부터 매일 발표해왔으며, 조사대상 국가는 OECD 회원국 29곳이다.
한국은 지난해까지(2023년 기준 조사) 12년 연속 꼴찌였고 올해 28위로 겨우 한 계단 상승했다. 27위는 일본이며, 29위는 튀르키예였다.
1위는 스웨덴으로 나타났다. 이어 아이슬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등 1~4위는 모두 북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성 평등과 일하는 부모를 지원하는 정책 덕분에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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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8계단 올라 5위로 등극, 가장 크게 개선된 나라로 꼽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OECD 국가들에서는 여성의 대학 졸업률이 남성보다 훨씬 높다. 작년 기준 여성의 45%가 대학 학위를 소지한 반면 남성은 36.9%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근로 연령대 남성의 81%가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성은 66.6%에 그쳤다. 한국 여성의 노동참여율도 남성보다 15.9%포인트(p) 낮았다.
이러한 낮은 노동참여율은 경력 발전을 저해하고, 이는 성별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쳤다. OECD 전체에서 여성의 중위 임금은 여전히 남성보다 11.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에는 그 격차가 29.3%에 달했다.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은 2016년 20.5%에서 오늘날 32.9%로 증가했다. 한국 여성의 경우에는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이 17.2%로 저조했다. 뉴질랜드나 프랑스, 영국 등에서는 여성이 남성과 거의 같은 비율로 이사회 직책을 맡는 것과 대비된다.
작년 선거 이후 여성들의 의회 의석 비율은 이 지수 역사상 처음으로 34%를 넘었다. 영국에서는 작년 7월에 43명의 여성 의원이 추가로 선출되어 그 비율이 35%에서 41%로 상승했다. 일본의 여성 의원 비율은 16%,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한국이 OECD에서 가장 관대한 남성 출산 휴가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이를 사용하는 남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밖에 미국은 국가적으로 의무화된 육아 휴직을 제공하지 않는 유일한 부유한 국가이며, 육아 비용은 평균 임금의 30%를 초과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