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까지 나섰지만, 맥 못추는 금융株

입력 2025-03-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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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4대 금융지주 주가 평균 13%↓
외국인 투자자 1.4조 팔아치워, 지분율도 일제히 하락
금융당국 가계부채 방안 등 규제가 발목

벨류업에 사활을 걸었던 금융지주 주가가 하락세다. 지난해 말부터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확대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내수 중심의 금융주, 미국발 관세 피난처로 꼽히면서 반짝 급등 하는가 싶더니, 외국인이 대거 이탈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4대금융지주 주식을 1조4350억 원 순매도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일부터 올해 3월 6일까지 4개월 동안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평균 13% 하락했다.

KB금융이 9만6400원에서 7만8600원으로 23% 빠지면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작년 연말 10만 원을 넘으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1월 말과 2월 초에 걸쳐 9만 원 초반대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다.

이어 신한금융(-16%), 하나금융(-7%), 우리금융(-5%) 순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4대 금융지주 주식을 1조4350억 원 팔아치웠다.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KB금융이었다. 외국인들은 KB금융의 주식을 8368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신한지주도 4524억 원 순매도하며 뒤를 이었다.

외국인 지분율도 일제히 하락했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8%에서 75%로 낮아졌다. 신한지주는 60%에서 58%, 하나금융은 68%에서 67%로 각각 줄었다. 4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45% 선을 유지했다.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은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연초부터 외국인 투자자를 만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12일부터 나흘간 일본 현지에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21일 JP모간 코리아 콘퍼런스에 직접 참석해 투자유치 나섰다.

4대 금융지주 주주는 지난달 결산배당 기준일을 맞았고 4월 예정된 1분기 배당까지 고려해 상반기 벚꽃배당, 더블배당이 가능하지만, 주가는 저조하다. 지난해 최대실적, 배당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악재가 겹친 탓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수익성 우려, 경기 둔화와 대손충당금 증가 우려, 규제강화와 배당 축소 가능성, 대체투자처로의 자금 이동 등이 이유로 꼽힌다. 그중 국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3.8% 내외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가산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금리인하 기조하에서 충분한 가산금리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이자이익 둔화가 예상되는 등 비우호적 정책기조에 따른 부정적 파급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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