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노조...“결국 대대적 구조조정 예상...MBK 회장 사재 털어야”[혼돈의 홈플러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 광화문서 기자회견

MBK파트너스 기습 기업회생신청 규탄
“10만명 노동자의 삶 송두리째 흔들려”
“김병주 MBK 회장 사재라도 털어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노조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D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규탄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개시하자, 홈플러스 노조가 최대주주 MBK파트너스(MBK)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MBK의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비판하며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떨어트린 MBK가 사태를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홈플러스 노조)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D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를 일제히 규탄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홈플러스 노조원은 20여 명으로, 이들은 이번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홈플러스 임직원 2만 명, 협력업체·입점업체까지 총 10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홈플러스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됐고 협력업체가 납품을 중단하고 있다”면서 “MBK가 건실했던 기업인 홈플러스를 거덜내고 있다. 기업 사냥꾼 사모펀드에 의해 홈플러스가 산산조각 날 위기”라고 개탄했다.

특히 강 위원장은 “MBK가 결국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밀 것이고 이는 단물만 빨아먹고 홈플러스를 폐기처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엄청난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기에 홈플러스를 죽이는 그 어떤 구조조정의 시도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최대주주인 MBK에 있다고 보고 이들의 책임있는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특히 사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라도 출연해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창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 부채상환은 동결되고 채권단과의 협상과정에서 부채의 일부를 탕감시키거나 상환일정을 조정하려 들 것”이라며 “MBK는 기업회생을 통해 부채 부담을 줄여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결국 매각차익을 벌어들이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적으로 회생을 신청한 기업들은 오너가 사재를 털어 넣어서라도 소생시키려고 하지만 김병주 MBK 회장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지 않느냐”면서 “홈플러스 노동자, 협력업체, 채권단 모두에게 피해를 주면서 정작 김병주 MBK 회장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도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안수용 홈플러스노조 위원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김광일 MBK 부회장은 노동조합과 일방적 통보가 아닌 대화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단 하나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MBK가 책임지고 홈플러스를 회생시키도록 끝까지 투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진보당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도 이번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관심을 갖고 함께 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투쟁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