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노상에 폭탄이 떨어졌다. 인근 주민은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지반이 위아래로 흔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사고로 15명이 다치고 건물이 다수 부서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소방 당국은 부상자 중 2명은 중상, 나머지 13명은 경상으로 분류했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발생한 갑작스런 낙탄 사고에 인근 주민들은 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추가 이송이나 치료를 요청한 주민들도 있어 부상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인명피해 외에 성당 1동, 주택 5동, 창고 1동, 비닐하우스 1동 등 건물 8개 동이 피해를 봤으며 차량 1대도 일부 파손됐다. 지역 주민 50여명은 낙탄지에서 떨어진 마을 회관으로 대피했다. 주민들은 “죽을 뻔했다”며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날 전투기 오폭 사고의 원인은 공군 소속 전투기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실수로 입력하면서 비정상적으로 폭탄이 투하된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 관계자는 이날 사고 관련 언론브리핑에서 “조종사가 비행 준비 과정에서 잘못된 좌표를 입력한 것으로 조종사 진술 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사격 훈련을 할 때 원래 좌표를 입력하고 육안으로 식별하는 과정도 있다”면서 “그게 제대로 이뤄졌는지 파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공군과 육군, 주한미국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진행됐고, 공군은 F-35A·F-15K·KF-16·FA-50 등 전투임무기를 투입했다. 이 가운데 KF-16 2대에서 MK-82 폭탄 각각 4발씩 총 8발이 비정상 투하돼 사격장 외부에 낙탄됐다. MK-82 폭탄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이며 폭탄 1개의 살상 반경은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다. 폭탄 투하 때는 지상에 있는 요원의 통제에 따라 조종사가 투하 버튼을 누르고 전투기의 컴퓨터가 고도·속도 등을 계산해 폭탄 항적을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비정상 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 현장을 찾은 백영현 포천시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정부는 더는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노곡리 일대의 피해보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포천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이 시간 이후로 군사훈련은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정부는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신속한 대처에 나서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