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우유도 고심 깊어, 내부적 협의중...CJ·농심·오뚜기 정상 납품키로
홈플러스 “협력사 대금 지급 협의 중, 다음 주 대부분 협상 마무리 기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납품업체와 거래 정상화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자체 브랜드(PB) 운영에 있어도 부침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PB 제조사들이 정산 지연 등을 우려하며 상품을 제조하거나 납품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탓이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홈플러스의 PB 상품 제조업체들이 기업회생절차 이후 홈플러스에 대한 납품 및 대책을 실시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기업은 홈플러스 배송 차량이 PB 제조사로 왔지만 납품을 거부하며 빈 차로 돌려보는 상황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홈플러스는 ‘시그니처’ ‘심플러스’ 등으로 PB를 각각 운영하다, 지난달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심플러스’ 메가 PB로 통합했다. 심플러스는 ‘꼭 필요한 품질만 심플하게, 홈플러스가 만든 가성비 브랜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통합 PB다. 식품 및 비식품 상품 1400여 종을 선보이고 있다.
심플러스의 대표 품목은 가성비로 유명한 우유다. ‘심플러스 1등급 우유’는 심플러스 온라인 고객 수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심플러스 1등급 우유’는 부산우유에서, ‘심플러스 1A 우유’는 연세유업에서, ‘심플러스 1A 락토프리 우유’는 남양유업에서 각각 제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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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3개 우유 제조사 중 남양유업이 6일 오후 홈플러스에 일부 납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까지 대규모 할인 행사인 '홈플런 이즈 백' 행사를 위해 홈플러스 측이 가성비 PB 상품을 다량 원하고 있지만, 남양유업이 공급을 일부 중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양사는 현재 실시간으로 납품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우유 PB 협력 관계”라면서 “우유 납품 문제와 관련해 금일 오후 홈플러스와 협의를 잘 마쳐 지속 납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세유업도 고민이 깊은 상태다. 지금은 홈플러스에 PB 납품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지만, 정산 지연 문제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실시간 납품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제품은 대리점에서 납품하는 시스템이 대부분인데, PB 상품은 본사에서 납품 관리를 주로 한다”며 “우유 등 신선식품은 소비기한이 길지 않기에 한 번에 납품하는 양이 많지 않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정산 지연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본지가 최초 보도한 협력사 납품 중단 사태([단독] “상품 못 주겠다” 식품사들, 홈플러스에 줄줄이 ‘신규공급 중단’)와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6일 일반 상거래 채권(납품 대금)에 대한 지급을 재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등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상품을 정상 납품하기로 합의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납품 중단 사유는 대부분 대금 지급 지연인데, 이제는 지급을 시작해 다음 주까지 정산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상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협력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